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위탁개발생산)와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분리한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아래에 바이오시밀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편입시키는 방법이다. 그간 CDMO 수주를 제한하던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각 사의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해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고 22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속회사로 남아 순수 CDMO 회사가 되고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7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9월 16일 이 안건을 다루는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10월 1일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는 현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겸임한다.

인적분할에 따라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0.6503913 대 0.3496087의 비율로 교부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올해 1분기 양사의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변경상장 및 재상장일은 10월 30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신주 배정 기준일 전날인 9월 29일부터 상장 전날인 10월 29일까지 거래가 일시 정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복상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국내외 증권시장 상장을 설립등기일로부터 5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인적분할 나선 까닭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 분할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그간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면서 일부 고객사로부터 제기된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CDMO 기업은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신약개발 사업을 함께 영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고객사들이 자사의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핵심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이러한 기술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그럼에도 일부 고객사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최근까지 표해왔다. 잠재적인 수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의미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경쟁사와 비교해 그간 신약개발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최근 국제 통상 환경 변화, 약가 인하 등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바이오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혼재되어 있는 근원적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을 계기로 각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적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대라는 이른바 '3대축 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해충돌 우려를 덜며 신약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사 모두가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