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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롯데바이오, 벤처 공들이는 이유 '잠재고객·기술 확보'

  • 2025.05.09(금) 10:00

미래 내다보고 육성 센터·플랫폼 만들어 지원
글로벌 CDMO도 벤처육성 활발, "윈윈 전략"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벤처를 지원하기 위해 지분투자, 연구개발 인프라 제공 등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벤처 가운데 유망 기업을 미래 고객으로 선점하고 신규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내는 방법) 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깔려있다.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도 대형 CDMO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연구개발 인프라는 기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이러한 협력 모델이 CDMO사와 바이오벤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인천 송도에 협력센터 짓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4개(5~8공장)이 들어서는 제2 바이오캠퍼스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바이오벤처 20곳이 입주할 수 있는 사무실과 신약연구에 필요한 설비를 갖춘 연면적 3600평 규모의 공간이다.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착공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특허법률, 제조 및 품질관리(CMC) 등의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일종의 바이오벤처 육성 플랫폼이다.

양대 CDMO 기업이 바이오벤처 지원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유망 기술을 갖춘 기업을 잠재고객으로 선점할 수 있어서다.

바이오벤처는 세포주, 공정 개발 등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한 CDMO사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 기존 CDMO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기술 및 데이터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의약품 품질 유지, 규제 대응 등의 측면에서 효율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CDMO 기업들은 이러한 이유에서 일찍부터 바이오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1위 CDMO사인 스위스의 론자는 지난 2018년 이스라엘 하이파 생명공학단지에 최첨단 실험장비를 구비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중국계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2년부터 바이오벤처에 투자기회와 함께 자사의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인에이블 더 몰레큘'이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론자와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벤처 투자사와 협력을 통해 이들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자사의 CDMO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투자사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고 CDMO사는 다수의 유망 고객을 선점할 수 있어 상호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기술확보 통로 역할도

국내외 CDMO 기업들은 단순히 외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넘어 직접 바이오벤처에 지분을 투자하며 보다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기도 한다. 여기에는 ADC(항체약물접합체), 다중항체 등의 신규 모달리티 기술을 확보해 CDMO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ADC CDMO 사업 진출에 앞서 스위스계 바이오기업 아라라스바이오텍, 국내 바이오기업 에임드바이오 등의 ADC 개발기업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링커, 페이로드 등의 ADC 기술을 고객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기술 무기고인 '툴박스'를 구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가 지난해 설립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통해 바이오벤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CDMO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현재 백현준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가 CVC 조직을 이끌고 있다. 최근 롯데홀딩스 CVC는 일본계 방사성의약품 기업인 링크메드에 지분 투자했다.

이와 반대로 셀트리온은 그간 활발히 진행한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지난해 12월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에서 시작해 세포유전자,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CDMO사 관계자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바이오벤처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벤처사 입장에서도 자체적으로 모든 연구를 수행하는 것보다 우리의 자원을 활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결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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