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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차이 통계학

  • 2013.08.20(화) 18:15

며칠전 영국 매체 타임스에서 흥미있는 기사가 실렸다.중국 당국이 짜차이 소비량을 통해 농민공들의 이동 흐름을 파악하겠다는 내용이다. 중국 경제는 중국만의 이슈가 아니다. 세계경제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특히 갈수록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새로운 흐름과 징후에 신경을 곤두세울수 밖에 없다. 발표되는 경제 지표 하나에도 시장이 출렁이곤 하는데 이제는 짜차이라니.

짜차이는 국내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중화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에 흔하게 볼수 있는 반찬이다. 인터넷 지식백과 사전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채소의 일종인 착채를 절여서 만드는 반찬요리라고 나와 있다. 착채(榨菜)라고 불리는 채소를 절여서 만들고 반찬으로 먹기 때문에 `중국식 김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농민공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중국의 빈곤층 노동자들이다. 농민공은 규모가 2억6천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지금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 대상이다. 새로 들어선 중국 지도부는 도시화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도시화가 내수확대의 최대 잠재력이라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중인 `신형도시화`의 핵심은 `인적도시화`인데 농민공의 도시민으로의 전환이 최대 이슈다.

그러기위해서는 2억6천명의 농민공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믿을만한 지표가 없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중국은 통계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 국가가 통제하는 구조라, 중국의 경제지표에 대한 조작 논란은 수 년전부터 있어 왔다. 불리해보이는 지표항목을 아예 발표에서 빼기도 한다. 작년에는 가장 믿을만한 지표인 전력사용량을 조작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기 했다.

새 정책을 펼치려는 중국의 새 정부도 보고되는 수치를 믿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고민끝에 고향은 떠나도 식성은 변치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통계는 거짓말을 해도 짜차이는 거짓말을 안한다는 것. 어느 지역의 짜차이 소비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면 그 지역에 농민공들이 머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짜차이 소비를 통해 농민공의 흐름을 추적하고 향후 흐름까지도 예상할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짜차이는 이쯤되면 `중국식 빅데이터`라고 부를 만하다. 빅데이터란 용어는 디지털 경제의 산물이라, 정보통신 서비스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농민공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테지만.  다량의 정보·자료를 효과적,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정부 당국의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 언제 봤는지 모르지만, 연준 의장을 지낸 그린스펀이 포장지 소비량을 갖고 경기를 판단하는 척도로 삼았다는 얘기와도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우리식으로 하면 `장아찌`를 지표로 삼겠다는 것인데, 일단 기발한 아이디어 같다. 씹을 때 입안에 와닿는 아삭아삭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걱정도 따른다. 흔하고 값싼 것인만큼 왜곡하려 든다면 이 데이터 또한 쉽게 변질되지 않을까라는. 끊없는 고민의 배경에는 중국경제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라잡고 있기 때문일 터. 아무튼 짜차이를 씹을때마다 중국 경제가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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