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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타다, 경춘선을 타다

  • 2016.09.30(금) 15:01

[페북사람들]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산자락을 따라 굽이굽이 북한강이 흐르고
이어폰에선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느새 마음속 깊이 감춰뒀던
타임캡슐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련한 기억속 비둘기호를 타고
혼자서 훌쩍 떠났던 경춘선 여행

 

가평, 대성리, 강촌, 남춘천까지
그 이름만으로도 추억의 향기가 묻어난다.

 


그 경춘선이 오랜 시간 수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이젠 복선전철과 ITX-청춘열차로 새로 단장했다.

 


멀리 강촌이 보인다.

강바람 맞으며 떠나는 자전거 라이딩

 

막 물들기 시작한 가을 단풍이 더해지면
경춘선의 또 다른 매력에 빠질 수 있다.

 


경춘선의 간이역 김유정역
사람 이름을 붙인 첫 철도역이다.

2004년 전까진 신남역으로 불렸다.

 

춘천시는 올 초부터 폐선로에
기관차와 객차도 전시하고 있다.


정순자 씨는 여기서 관광 안내를 하고 있다.

 

"주말은 200명, 평일엔 100명 정도 다녀가요.

이틀 전엔 50대로 보이는 남자분이
과거 군 생활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고생스러운 기억이 많아 쳐다보지도 않다가
30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고 해요.


마침 오늘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식이었는데
아마도 102보충대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간 것 같아요."

 


폐선로에 전시된 객차 실내는 그 시절 그대로다.
기관사 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박은경, 신지혜, 원영은 씨 등 세 친구는
20대 젊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인천에서 당일치기로 여행왔다고 한다.


젊은 세대에게 경춘선은 어떤 의미일까?

 

"당일치기 여행으로 이만큼 좋은 곳이 없어요.
전철로 갈아탈 수 있어서 교통도 너무 편해요.


사진 찍을 곳도, 놀 곳도, 먹거리도 정말 많아요.
무엇보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어요.


누군가에겐 입영열차로
누군가에겐 엠티장소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첫사랑의 추억으로
타임캡슐에 묻어둔 경춘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가을

 

문득 마음 한켠에서 진한 그리움이 배어난다면
당장 경춘선 여행길에 올라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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