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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의 쇠락?…서울서 2000곳 이상 사라져

  • 2019.06.07(금) 17:43

<김보라의 UP데이터>-체육시설편②
1995년 6971개이던 당구장 2017년엔 4635개뿐
골프연습장은 439곳서 2016곳으로…'스크린' 영향
헬스장·체육도장도 지속 증가.. 최근엔 VR체험 인기

우리 생활 속 레저스포츠 산업은 어떤 변화를 거쳐 왔을까요. 민간이 운영하는 체육시설 수의 변화를 통해 어떤 스포츠가 떠오르고 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요.

각 지자체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에 따라 관리하고 있는 민간 레저스포츠 산업(신고체육시설)에는 요트장, 조정장, 카누장, 빙상장, 승마장, 종합 체육시설, 수영장, 체육도장, 골프 연습장, 체력단련장, 당구장, 썰매장, 무도학원, 무도장 등 14개 업종이 있습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서 공개하는 신고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가장 최신자료인 2017년 기준 가장 많은 영업시설 수를 자랑하는 업종은 당구장입니다. 전체 1만1544개의 신고 체육시설 중 4635개로 4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설수는 가장 많지만 당구장은 사실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줄었습니다. 특히 과거보다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지속적으로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연도인 1995년 기준으로 서울시 당구장 개수는 6971개였습니다. 당시 전체 신고체육시설 수(1만810개)의 65%를 당구장이 차지했습니다. 20년 넘는 기간 서울시내 당구장이 2000개 이상 사라진 것입니다.

반면 헬스장으로 통칭되는 체력단련장은 1995년 633개에서 2017년 2296개로 3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특히 체력단련장은 1995년부터 2017년까지 단 한 번도 시설수가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늘어난 업종입니다. 참고로 최근 유행하는 필라테스나 요가 등은 체육시설법상 신고대상이 아닌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체력단련장 통계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1995년 대비 시설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골프연습장입니다. 골프연습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골프장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골프장은 체육시설법에 따라 등록체육시설로 분류되어 등록절차를 거치면 골프장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서울은 넓은 부지확보가 쉽지 않아 현재 서울시에 골프장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골프연습장에는 실내연습장, 스크린골프 등 종류가 다양한데요. 특히 고가의 장비 없이도 골프연습이 가능한 스크린골프장이 대중화되면서 1995년 439개이던 골프연습장은 2017년에는 2016개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체육도장(레슬링·유도·검도·태권도·권투·우슈 6개종목만 체육도장으로 분류)도 늘었습니다. 체육도장은 1995년 1377개에서 2017년에는 2289개로 66% 증가했는데요. 아파트 단지마다 최소 하나씩은 볼 수 있는 태권도장을 비롯해 유도·검도 등 생활체육 저변이 확대됐기 때문이죠. 다만 최근 유행하는 주짓수·이종격투기 등은 법상 체육도장업종에 속하지 않는 자유업종어서 실제 체감하는 체육도장 증가세는 더 가파를 수 있습니다.

수영장은 시설수가 줄었다 늘었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1995년 86개에서 2003년 111개까지 늘었다가 2008년 67개로 줄어들고 다시 2017년 121개로 늘었습니다.

다만 수영장은 일정규모의 면적을 요구하기 때문에 개수가 적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시설수가 많은 당구장보다 수영장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체육시설 수는 다양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9월부터 신고체육시설의 종류가 두 개 더 늘어나기 때문이죠. 현재 14개 업종과 함께 야구장, 가상체험(VR) 체육시설업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스크린골프처럼 스크린야구도 늘면서 야구장을 추가했습니다. 또 5G 등 기술발전에 따라 늘어나는 VR체육시설도 하나의 레저스포츠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보다 다양한 레저스포츠산업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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