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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짧은 진료시간".. 병원은 왜 그럴까?

  • 2020.02.21(금) 13:46

의사수 적은데 외래진료횟수는 가장 많아.. CT 등 고가장비 과도 공급
국회입법조사처 "진찰시간 최소화, 의료장비 이용 증가 유발 가능성"

오랜 대기 시간끝에 진료실에 들어섰지만 몇 마디 듣지도 물어보지도 못했다. 의사는 일단 검사부터 받아보자고 한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았지만 다음 순번을 기다라는 사람들이 많은 터라 그냥 돌아서 검사실로 향했다.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게 경험하는 이런 일들은 왜 나타날까. 왜 어렵게 병원을 찾았는데 왜 나에게 충분한 진료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까.

국회입법조사처가 21일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과 시사점' 자료를 보면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의사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3명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다. OECD평균(3.4명)의 67.6%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이 외래진료를 받는 횟수는 1인당 연간 16.6회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입원 환자의 1인당 평균재원일수도 18.5일로 OECD 중 가장 길다.

우리나라 병원은 가장 적은 수의 의사가 가장 많은 수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것이다.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장은 "적은 수의 의사가 많은 수의 외래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은 '진찰 시간의 최소화'를 의미한다"며 "이는 1차 의료의 부실, 불충분한 문진에 따른 의료과실 증가, 항생제 등 의약품 과다 사용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병원 병상이 12.3개로 일본(13.1개)에 이어 2위이며 OECD평균(4.7개)의 약 3배에 달한다.

인구 100만 명당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29.1대, 컴퓨터단층촬영기(CT스캐너) 38.3대를 보유하고 있다. CT와 MRI를 합한 고가 진단용 장비는 인구 100만 명당 67.3대로 OECD 평균(45.2대)의 1.5배 수준으로 설치돼 있다.

김 팀장은 "의료서비스 부문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의료인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특성때문에 의료자원(병상·장비 등)의 과도한 공급 상태가 이용량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또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비율이 아직은 낮은 수준인데 의료서비스 이용 측면에서 잦은 외래 진료와 긴 재원일수라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조속히 실행해 급속한 인구고령화에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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