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한진칼 경영권분쟁의 분수령이 될 정기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다만 조 회장의 반대편에 서있는 김신배 이사 후보도 찬성했다. 연금은 또 대한항공이 이사선임 방식을 완화하려는 정관변경 안건도 반대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위원장 오용석)는 26일 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요청에 따라 의결권행사방향을 심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자 가운데 조원태 회장, 하은용 한진칼 부사장,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의장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이중 김신배 의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주주연합(이하 3자연합)이 추천한 인물이다.
국민연금은 3자연합이 추천한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함철호 스카이웍스 대표의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은 또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자 가운데 김석동, 박영석,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 서윤석 후보를 찬성하고 여은정, 이형석, 구본주 후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찬성한 후보 중 3자연합이 추천한 인물은 서윤석 후보 한 명이다.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 후보 모두를 찬성했고, 조 회장의 반대편에 서있는 3자연합이 추천한 후보는 일부만 찬성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이 이사선임방식을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바꾸는 내용의 정관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총에 '출석주주 2/3,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하는 이사선임방식을 '출석주주 과반, 발행주식총수 1/4'로 낮추는 정관변경안건을 상정했다.
작년 정기주총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결된 이후 같은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작년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 연임에 반대했고 수탁자책임활동지침상 대한항공처럼 이사추천절차를 완화하는 안건에는 반대하도록 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또 대한항공 사외이사 후보인 조명현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기금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