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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한도 늘린 국민연금, 장바구니 담을 종목은

  • 2021.04.20(화) 14:23

올해 1분기 매도세 정점…매도기조 완화
IT·화학·에너지·반도체 등 수급 개선 가능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매도 폭 축소를 위해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어떤 종목을 다시 장바구니에 담을지가 큰 관심사다.

정보기술(IT)과 화학, 에너지, 반도체 등 그간 차익 실현 물량을 쏟아낸 업종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매매패턴 변화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주식 한도 확대에도 매도 기조는 '유지'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상반기 말 이후 올 1분기까지 꾸준히 매도세를 유지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정리한 23조5000억원어치의 물량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조6000억원가량이 올 2~3월에 집중됐다. 매도 물량의 대부분은 국민연금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계속되는 매도세에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자 국민연금은 지난 9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과 이탈 범위를 16.8%, ±5%로 유지하는 대신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는 기존 ±2%에서 ±3%로 ±1%포인트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주가 상승으로 인해 전체 투자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8%(16.8%+허용 범위 2%)를 넘으면 기계적으로 보유 주식을 매도해야 했지만 이제는 리밸런싱(자산 배분) 기준 상단이 19.8%까지 늘어난 셈이다. 올 1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전체 자산 규모가 855조3000억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최대 8조5000억원가량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아직 매도 기조를 완전히 바꾸진 않은 모습이다. 12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이며 76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풀었다. 16일 매수세로 전환해 531억원을 사들이면서 매매 패턴을 바꾸는가 했으나 전날인 19일에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4월까지 순매수세를 보인 날은 단 3거래일에 불과하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산별 대표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과 국내 주식 순매도금액을 고려해 해외 주식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현재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비중은 20.5%가 된다"라며 "전략적 자산배분 상단인 19.8%까지 국내 주식을 축소하려면 지금부터 0.7%포인트만큼 비중 축소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IT·화학·에너지·반도체 등 매도 강도 높은 업종 '주목'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기록적인 매도세가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매도 강도가 높았던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부터 이달 16일까지 국민연금의 매도 상위 3개 종목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화학, SK하이닉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총 매도 규모는 12조2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도 금액의 50%가 넘는다.   

또 이 기간 국민연금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급락장 이후 반등에 성공한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누적수익률이 양호한 IT와 화학, 에너지, 반도체 등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감소한 기업 수는 반도체 업종에서 6개사, 화학과 에너지 업종에서 각각 5개사, 3개사로 집계됐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해 그간 많이 올랐던 업종 내 대형주 위주로 국민연금이 차익실현 물량을 확대했다"라며 "이익 개선 대비 매도 강도가 높았던 업종들의 수급 개선이 1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1월 말 이후 코스피 대비 연기금 매도 강도가 높은 섹터는 에너지, 화학, 반도체, IT가전, 소프트웨어 순이었다"라며 "그중 반도체, 화학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축소된 기업들이 가장 많은 업종들로서 이익 개선 가능성에도 조정장 이후 수익률이 코스피 대비 부진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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