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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막판 변수]대한항공 사우회·보험 '3.8%' 어디로?

  • 2020.03.19(목) 09:51

주주연합 "조회장측, 특수관계 불구 공시 이행 안해"
법조계 "공동행사 합의 입증 어려워"
주주연합 승소시 양측 지분 격차 1%p내로 좁아져

대한항공 사우회와 대한항공 보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3.8%가 한진그룹 경영권 주인을 가를 변수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지분은 현재 주주연합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판결에 따라 조 회장과 주주연합 간 지분 격차가 1% 포인트 이내로 좁혀질 수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주주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한항공 사우회와 대한항공 자가보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3.8%(224만 1629주)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두 단체는 조원태 회장의 사실상 특수 관계인에 해당하는 데 주식보유상황을 공시하지 않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게 주주연합측 주장이다.

대한항공 사우회는 임직원과 지역사회 주민 복지를 위해 설립한 단체다. 설립 당시 대한항공이 초기 자금을 출자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임직원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대비하기 위한 보험으로, 직원들이 매월 일정금액을 내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내 기금을 조성해왔다.

두 단체는 1997년 자산운용 과정에서 대한항공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3년 대한항공 인적분할 과정에서 보유 중인 대한항공 주식을 한진칼 주식으로 전환, 현재 한진칼 지분 3.8%를 보유하게 됐다.

주주연합은 대한항공이 두 단체에 직접 자금을 댔고, 특정 임직원이 두 단체의 임원직을 겸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조 회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단체라고 해석했다. 또 이들이 구성원 개개인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조원태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행사할 것을 합의한 '공동 보유자'라고 못박았다.

이 경우 두 단체를 특수 관계인으로 묶어 자본시장법에 따라 대량보유변동보고시 이를 합산,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 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즉 조 회장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한 주주들의 주식 수가 5%를 넘으면 신고와 공시를 하도록 돼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현재 대한항공 사우회와 자가보험 지분 3.8%를 포함한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모두 36.5%로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5%를 넘는다.

그러나 법조계는 주주끼리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했다고 해도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주총 전 의결권 행사를 함께 한다는 의사가 있을 경우, 서면이든 묵시적 계약이든 '의결권 공동행사'로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우연히 의결권 행사 방향이 같다면, 이는 공동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두 단체의 명의자는 대한항공 직원과 직원 자치조직을 대표해 해당 주식을 관리하고 있을 뿐, 관여한 바 없으며 관여할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대한항공 사우회도 "건전한 사내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직원간 친목을 도모하고, 직원 복지 사업을 수행하는 직원들의 자치적 모임"이라며"사원들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으로서 우리가 보유한 권리행사에 대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오로지 대한항공 전체 임직원의 의사에 따라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 사우회와 자가보험의 조 회장 지지 의사가 우연인지 합의된 사안인지를 입증하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사우회와 자가보험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주주연합 측이 제기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여부를 임직원이 직접 선택토록 하는 찬반 투표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 사우회는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 사내 인트라넷인 임직원정보시스템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만들고, 한진칼 주총에서 다뤄질 안건별 찬반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의견 수렴 후 이사회를 통해 찬반 비율에 따른 의결권 행사를 할 것인지, 일괄적인 의결권 행사를 할 것인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 자가보험도 13일부터 20일까지 임직원정보시스템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만든 뒤,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안건별 찬반 의견을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모인 찬반 비중에 맞춰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주연합측은 투표결과에 상관없이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6일 해당 소송의 심문 기일을 마쳤으며,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판결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조원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양측의 지분은 조 회장 측 지분 36.5%와 주주연합 측 31.98%의 구도를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주주연합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조 회장 측 지분에서 대한항공 사우회와 자가보험 지분 3.8% 빠진 32.7%로, 주주연합 측과의 지분 격차가 0.72%포인트로 좁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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