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던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조원태 회장은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의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7명 이사 후보는 모두 탈락했다.
특히 허위공시로 의결권이 제한된 반도건설만 아니었다면 3자 주주연합이 이사로 추천한 서윤석(이화여대 교수)·김신배(포스코 의장) 후보의 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상황이어서 3자 주주연합의 아쉬움은 더 크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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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총의 핵심 의안인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의안은 찬성 2756만9022표(56.67%)를 받아 통과됐다. 한진칼 정관 제30조(이사의 선임)를 보면, 이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로 하되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1 이상의 수로 해야 한다. 반대는 2104만7801표(43.27%)였다.
조원태 회장의 후보지분은 그의 가족 보유 지분과 델타항공(10%), 카카오(10%) 등을 합친 33.44%였다. 이번 주총에서 우호지분을 제외한 23.23%가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주총에 앞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ISS 등이 조 회장 지지를 밝히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대한항공 사우회·자가보험(3.8%)도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한진칼이 제안한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 사내이사와 하은용 사내이사는 모두 55~56%의 찬성표를 받아 이사에 선임됐다.
반면 3자 주주연합에서 이사 후보로 내세운 서윤석·여은정·이형석·구본주 사외이사, 김신배· 배경태 사내이사, 함철호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는 모두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했다.
이 가운데 서윤석 사외이사 후보와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반도건설이 허위 공시로 일부 지분에 대해 의결권 제한만 받지 않았다면 이사에 선임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과 함께 김신배 후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기로 한 상황이어서 기관 투자자의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한진칼 지분 8.28%(489만9525주)를 '단순 투자' 목적으로 사들이면서 뒤에선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조원태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추천해달라" 등 경영권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최근 3.28%(189만3478주)의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판결 내렸다.
이날 서윤석 후보와 김신배 후보는 각각 찬성 2298만1384표(47.24%), 2328만9859표(47.88%)를 받았는데 여기에 반도건설이 보유한 189만3478주를 더하면 서윤석 후보는 각각 찬성 51.1%, 51.7%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3자 주주연합 입장에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이사진에 포함됐다면 앞으로 3자 주주연합의 입김이 더 커질 수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크게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