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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분양]②밀어내기 '과열'..2007년 닮은꼴

  • 2014.07.04(금) 19:06

회복 기대감에 분양계획 잡았는데...
갑작스런 수요 위축에 '전전긍긍'

올 하반기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물량이 18만가구를 넘을 정도로 불어난 것은 왜일까? 작년 여름부터 확산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가장 큰 이유다. 

 

건설사들은 올해가 그 동안 토지대금 이자를 내면서 끌어왔던 한계사업을 털어낼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분양 대기물량의 상당수가 손실을 조금 보더라도 시기를 놓치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밀어내기 분양'이라는 얘기다.

 

◇ 분양계획-시장수급 '미스매치'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사 밀어내기 분양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 2007년과 비슷하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식히기 위해 고분양가를 제한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내놓은 때다.

 

당시 건설사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 사업승인을 받아 분양물량을 쏟아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됐고 미분양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6년말 7만3772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07년말 11만2254가구, 가장 많았던 2009년 3월에는 16만5641가구까지 늘었다. 미분양은 건설사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졌고 자금력이 약한 건설사들은 도산을 면치 못했다.

 

▲ 2004~2013년 각 연말 기준 전국 미분양 수(단위: 가구, 자료: 국토교통부)

 

당시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밀어내기 분양의 배경이었다면 최근 상황은 한계사업에 대한 건설사들의 조급함이 원인이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앞다퉈 분양 대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 전셋값이 고공행진하자 전세 수요자들 가운데 자금 여력이 있는 이들은 아예 내 집 마련에 나섰다. 특히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최신 설계로 실내공간 활용성이 높고 단지도 잘 꾸며진 신규 분양 아파트에 눈독을 들였다.

 

정부도 공유형 모기지 출시, 국민주택기금 대출 금리 인하 및 기준 완화, 취득세 영구 인하 등 주택 구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다수 내놓으며 시장에 불을 지폈다.

 

◇ 미분양 증가세.."사업계획 조정 필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의 밀어내기 분양이 자칫 미분양을 양산했던 과거 상황을 재연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건설사들이 새로 추가사업지를 확보해 이익을 남기면 과거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올해 초 사업용지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며 "하지만 최근들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2014년 하반기 분양물량 상위 10개 건설사(자료: 한국주택협회)

 

실제로 지난 4월 이후 분양시장이 위축됐지만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은 계속됐다. 하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않자 작년 9월부터 매달 줄던 미분양 아파트 수가 다시 늘어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미분양은 4만9026가구로 전달보다 3453가구 늘며 9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은 5월 한달 새 4754가구, 전월 대비 19.6% 늘었다. 김포 2869가구, 인천 1772가구, 시흥 1088가구 등 수도권 서부지역 미분양이 두드러졌다. 김 소장은 "이제는 추후 규제완화 등 시장 변수를 시시각각 살피면서 하반기 사업 계획을 재조정해야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형사 가운데 가장 많은 분양물량을 계획한 건설사는 11곳에서 1만2226가구 분양을 예정하고 있는 대림산업이다. 이어 ▲포스코건설 9곳 9496가구 ▲대우건설 8곳 8751가구 ▲롯데건설 7곳 7268가구 ▲GS건설 6곳 7256가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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