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집값 반짝, 전셋값 高高..분양만 '好好'

  • 2014.10.10(금) 15:44

[Real Watch]9·1대책 최종 수혜자는?

정부가 9·1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뒤 주택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9·1대책의 정식 명칭이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임을 감안하면 정책 효과가 제대로 먹히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시장은 과열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북적이는 반면 기존 주택 시장은 호가 위주로 반짝 오른 뒤 주춤한 모양새다. 또 전셋값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면서 서민 가계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 매매 : 재건축 호가 '주춤'

 

대책 발표 전부터 매매시장에는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호가 상승세가 나타났다. 대책을 눈치 챈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알리지(R-easy)에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간 전국 집값은 평균 전월대비 0.27% 상승했다. 이는 8월 0.13%보다 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집 사겠다는 이들이 늘면서 매수우위지수(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매도-매수세 비중 지수)는 72.0로 2011년 2월(74.2) 이후로 가장 높이 올랐다. 서울의 경우 60.5로 2009년 9월(67.8)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달포를 넘기지 못하고 주춤해졌다. 이달 들어 호가 위주의 상승세가 풀이 죽은 모습이 확연하다.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는 이달 들어서만 매매시세가 2000만~3000만원 내렸다. 이 아파트 전용 41㎡는 지난 달 7억2000만~7억300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졌지만 다시 6억원대까지 몸값을 낮췄다.

 

수요자들이 무리한 추격 매수에는 나서지 않고 있어 당분간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달 초까지 3주 연속 0.15%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이번 주(10일 기준)들어 0.08%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이 둔화됐다. 특히 추석 전후로 0.3~0.5%의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던 재건축 아파트는 0.01%로 보합에 가까워졌다.

 
▲ 서울 재건축 및 일반아파트 주간 가격변동률 추이(자료: 부동산114)

 

◇ 전세 : 상승폭 되레 커져

 

매매시장이 살아나면 전셋값이 안정돼 서민 주거안정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상층부 세입자가 매매시장으로 옮겨가면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또 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게 국토교통부 예상이었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인 9월 전세수급동향은 KB부동산 조사에서 전국 179.0, 서울 181.7로 전월보다 오히려 8.4포인트, 8.5포인트 높아졌다. 9월 전셋값 상승률은 0.34%로 지난 4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을 이사철을 맞은 계절적 수요 요인도 있지만 매매시장으로 빠져 나갈 것이라던 전세 대기수요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더 올려 내놓으면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8월 하순 0.06%~0.09%를 보이던 서울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9월 0.12~0.16%로 높아졌고, 이번 주에는 0.18%까지 올랐다. 이 같은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작년 11월 둘째주 이후 46주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세입자의 매매전환을 통해 전세 수요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서울의 경우 내년에는 대규모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전세시장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분양 : 청약 열기에 건설사 '방긋'

 

대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은 신규 분양시장이다. 위례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 단지, 강남권의 3.3㎡당 3000만원을 넘나드는 재건축 단지에서 청약경쟁률 '100대 1'을 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 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위례자이'로 일반공급 451가구(특별공급분 제외)에 총 6만2670명이 몰려 평균 1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강남보금자리지구 '효성 해링턴 코트'(175가구, 특별공급 제외)도 평균 4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청약 열기에 힘입어 건설사들은 전국 각지에서 묵혀둔 분양 물량을 밀어내고 있다. 미아, 보문, 왕십리 등 강북권 대규모 재개발 단지를 비롯해 수도권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 물량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주택사업 담당자는 "털어 낼 수 있는 물량은 올 가을시장에서 모두 턴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쏟아져 나온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게되면 매매시장 거래 활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열된 시장 열기를 틈타 한몫 챙기려는 불법 전매업자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위례자이 당첨자 발표가 있던 10일 자정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업자들이 구름같이 몰려 당첨자들에게 1억원 웃돈을 붙여주겠다며 불법 전매를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