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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디역 앞 옛 호텔에 월세 28만원 주고 삽니다"

  • 2026.05.05(화) 11:35

임대 2년 첫 갱신계약 나선 '에스키스 가산'
비주택 사들여 리모델링해 만든 공공임대
용도변경 재추진, 공급 속도·주차 관건

서울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가산디지털단지역 앞. 벚나무가 심어진 벚꽃로36길을 따라 5분쯤 걷다 보면 가리봉고가도로가 놓인 남부순환로로 이어지는 사거리가 나온다. 그 반대편인 디지털단지오거리를 향해 다시 5분 정도 걸으면 옛 '해담채 호텔' 건물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건물은 지금은 투숙객이 아닌 청년 세입자를 받는다. 주거용 오피스텔 181실을 품은 '에스키스 가산'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에스키스 가산은 과거 호텔로 운영된 흔적을 건물 입구와 20층 위 루프탑(옥상)에서나 볼 수 있었다. 안내 데스크가 놓였던 로비에는 관리사무소와 조그마한 휴게 공간이 들어섰다.

'에스키스 가산' 입주민의 방./사진=정지수 기자 jisoo2393@bizwatch.co.kr

세입자가 머무는 방 내부는 호텔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6평(전용면적 20㎡)짜리 실내는 주거형 오피스텔의 공간과 차이가 없었다. 창문 밖 마리오아울렛이 보이는 풍경은 도심지에 놓인 오피스텔이라는 느낌을 더했다. 방 안에 침대와 책상, 의자, 빌트인(붙박이) 냉장고, 인덕션, 세탁기 등은 기본적으로 갖춰진 옵션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건물은 사회적기업 나눔하우징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은 청년 교육 특화 임대주택이다. 2019년 말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투숙객을 받지 못해 경영난에 빠진 호텔 건물을 매입해 용도변경을 거쳐 임대주택으로 운영 중이다.

에스키스 가산 지하에 마련된 대회의실 공간./사진=국토교통부

나눔하우징은 350억원을 투입해 호텔을 매입하고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기 위한 설계 및 리모델링 시공을 진행했다. 준공 후 LH가 이를 다시 사들이는 매입약정 방식으로 이뤄진 사업이었다. 이를 통해 전용면적 16~27㎡의 원룸 181실을 청년에게 공급했다.

이해선 나눔하우징 대표는 "감정평가 기준으로 매입했고 책정된 금액에 공사비도 반영됐다"면서 "팬데믹 때 호텔 건물 시세가 비교적 저렴했기 때문에 매입할 때 공사비에 쓸 여력은 조금 더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 2층에는 공유책방(스터디룸)이 있다. 20층에는 KBS비즈니스영상원의 교육과 강연 등의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 있다. 지하에는 버추얼 스튜디오, 다목적홀과 운동시설 등의 공용시설도 있다. 해당 시설의 별도 이용료는 없다. 관리비와 임대료만 내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에스키스 가산 운영 위탁을 맡은 이해선 나눔하우징 대표./사진=정지수 기자 jisoo2393@bizwatch.co.kr

현장에서 만난 청년 입주민은 높은 주거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주변 대비 저렴한 시세가 이들의 만족감을 키웠다. 임대보증금은 800만~1290만원, 월세는 21만~34만원 사이로 주변 시세 대비 절반 수준이다. 소득 조건을 포함한 입주자격을 유지하면 최장 10년 거주할 수 있다. 

에스키스 가산에 거주 중인 임지윤씨는 "4년 전 서울에 처음 정착해서 신림에 거주했을 때의 월세가 50만원이었다"면서 "지금은 관리비 10만원, 월세 25만원 정도를 내다보니까 더 여유롭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하우징은 2022년 2월 LH와 매입약정을 체결해 이 호텔을 사들인 후 그해 4월 리모델링 건축허가를 받았다. 인허가 이후 착공에 들어가 2022년 12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공사 기간은 10개월이 되지 않았다. 정부가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사업을 통한 신속한 공급을 자신하는 이유다.

다만 LH의 매입 과정과 입주자 모집공고 시기 조율 등으로 입주자 모집은 2023년 11월에나 이뤄졌다. 사용승인이 난 후 1년이 지나서야 입주가 시작된 것이다.

에스키스 가산 입주민 인터뷰 현장./사진=국토교통부

정부는 최근 비주택을 매입하고 용도변경 리모델링을 통해 오피스텔과 기숙사 등 준주택 2000실 이상을 임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매입약정방식으로만 사업을 전개했던 과거와 달리 LH가 처음부터 매입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직접시행' 방식을 더했다. 신속한 공급을 위해서는 리모델링 준공 후 입주까지의 시차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관련기사: '빈 상가·지산' 고쳐 임대 오피스텔·기숙사 2000실 보탠다(4월3일)

아울러 입주 대상을 과거처럼 청년에만 한정하지 않고 신혼부부로까지도 넓혔다. 신혼부부도 입주민으로 받는 만큼 주차 문제 등을 고려해 매입임대마다 입주 대상자를 유연하게 배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역세권 청년주택 등 청년특화 주택은 입주자 자격에서 차량 소유를 제한한다"면서 "그러나 신혼부부는 최소한의 차량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주차공간도 있어야 하는 만큼 매입임대 건물의 주차 면적에 따라 청년과 신혼부부를 섞는 방식 등 건별로 설계 과정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키스 가산 옥상./사진=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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