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쿠웨이트에서 5조원이 넘는 초대형 정유플랜트 건설 공사 계약을 따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쿠웨이트 본사에서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한화건설·현대중공업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과 알 주르 신규 정유공장(NRP, New Refinery Project) 본계약을 체결했다.
쿠웨이트 NRP는 남부해안 알 주르(Al-Zour) 지역에 단일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일일 생산 61만5000배럴 규모의 신규 정유공장을 짓는 사업으로 총 5개 패키지로 분할 발주됐다.
5개의 패키지 총 계약금액은 130억1000만달러로 국내 업체들은 4번을 제외한 4개 패키지에 참여해 총 46억4100만달러(5조3372억원) 어치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 자료: 각 사 |
국내업체들의 수주 본계약 규모는 지난 7월말 국내 업체들이 낙찰 통지서(LOA)를 받을 당시 금액인 53억1700만달러(6조2200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다. 이는 1번 패키지 금액조정, 2·3번 패키지 사업 지분조정 및 환율(쿠웨이트달러-달러-원) 변동 등이 원인이다.
1번 패키지는 잔사유 탈황 및 수첨처리 시설로 한화건설이 참여하며, 하이드로젠 및 유황회수시설의 2번과 동력 및 간접시설의 3번 패키지에는 대우건설과 현대중공업이, 해상시설 부분인 패키지 5번은 현대건설과 SK건설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 공사 규모가 가장 큰 2·3번 패키지는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 플루어(Fluor)가 주관하고 대우건설·현대중공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따냈다. 전체 공사금액은 57억6000만달러다. 대우건설은 35%(20억1600만달러)의 지분으로 참여해 이번에 수주한 국내 업체 가운데 수주금액이 가장 많다.
현대중공업은 이 컨소시엄에 20%(11억5200만달러)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애초 플루어를 포함해 3개사가 똑같이 3분의 1씩 사업 지분을 나눌 예정이었으나 지분을 조정했다.
플루어가 엔지니어링, 주요 패키지 아이템 및 회전기기 구매를 맡고, 대우건설은 고정기기와 배관 자재 구매 및 시공, 현대중공업은 전기계장 자재 구매를 담당한다.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이 발주처 Mohammad Ghazi Al-Mutair KNPC 사장, Hatem Ibrahim Al-Awadhi KNPC 프로젝트담당 부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대우건설) |
15억달러 규모의 5번 패키지는 현대건설이 주관사로 SK건설, 이탈리아 업체 사이펨(Saipem)과 함께 참여했으며 정유 공장에서 생산되는 석유 제품을 해상으로 출하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계약금액의 40%에 해당하는 6억달러 규모의 해상공사를 수행하고, SK건설은 30%에 해당하는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해저공사를 맡는다. 사이펨은 플랜트설비공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1번 패키지는 스페인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TR)가 주관하고 한화건설과 중국 시노펙이 참여한 컨소시엄으로 수주 금액은 42억3000만달러다. 한화건설 지분은 이 중 10%인 4억2300만달러다.
알 주르 NRP 사업의 전체 공사 계약기간은 패키지별로 41~45개월이다. 에이멕·포스터휠러가 공사감리(PMC, 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를 맡는다.
현지 계약식에는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 국내 수주 업체 CEO 및 담당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우건설 박 사장은 "최근 수주한 국내 에쓰오일 공장과 쿠웨이트 CFP, 이번 NRP 사업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해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걸친 모든 부문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충조 SK건설 인프라 해외사업본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발주처 관계자들과 기념찰영을 하고 있다.(사진: SK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