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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부동산]세종시, 집값 롤러코스터 운행합니다

  • 2022.06.13(월) 06:30

한때 '집값상승률 1위'…지금은 '하락율 1위'
공급폭탄·수요 및 교통망 부족 등에 하락 지속
대통령집무실·고속화도로 호재…반등은 '글쎄'

서울에 있는 집만 집인가요?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온통 서울에 집중돼 있습니다. 서울 외 지역에서도 눈 여겨볼 시장이 한 두군데가 아닌데 말이죠. '팔도부동산'은 경기·인천부터 지방 부동산 시장까지 방방곳곳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짚어보고 각종 이슈를 들여다봅니다.[편집자]

'전국 집값 상승률 1위'(2020년)→ '전국 집값 하락율 1위'(2022년)

시장 분위기가 손바닥 뒤집듯이 순식간에 뒤집혔다. 각종 호재에 전국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빠르게 타올랐던 시장이 1년 가까이 한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벌써 46주째 집값 하락장에 접어든 세종시 이야기다. 

세종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 대출 강화 등으로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가운데 거주 수요, 인프라, 교통 부족 등이 한계로 작용하며 분위기 반전이 어려워진 상태다. 

다만 조금씩 빛이 보인다는 전망도 있다. 대통령 제2집무실 호재가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고 입주 물량이 한풀 꺾였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연 세종시의 집값 롤러코스터가 다시 치솟는 날이 올까.

세종시 핵심 키워드는 #폭락 #전세가율 #세종집무실

삐빅-폭락입니다(feat.집값 하락률 1위)

세종시 집값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첫째주(6일 기준) 전주 대비 0.10% 하락했다. 직전 주 매매가격변동률(-0.13%) 보다는 낙폭이 줄긴 했지만 주간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넷째주(7월26일) 이후 46주 연속 하락세다. 

부동산원은 "매물적체 및 거래심리 위축 영향이 지속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물은 5209건으로 집계됐다. 하락세가 시작된 지난해 7월 말(31일 기준, 3979건)보다 30.9% 증가했다.

부동산원 기준 연초(1월3일)부터 6월 첫째주까지 세종시 아파트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3.42%로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크다. 세종 부동산 시장이 1년여 만에 영 딴판이 됐다.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 2020년만 해도 '수도 및 정부기관 이전론'이 불거지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연간 집값 상승률(41.98%, 부동산원 통계)을 기록했다. 당시 부동산 시장에선 '서세원'(서울에 한 채, 세종에 한 채 집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세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단기간에 가격이 치솟아 집값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수도 이전이나 개발 정책에 대한 기대심리도 차츰 식어갔다. 

최근엔 가격이 수억원씩 떨어져 거래되는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소담동 새샘마을9단지 전용 84㎡는 지난 1일 7억5500만원(5층)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인 지난해 3월 10억3000만원(19층) 대비 2억7500만원 떨어졌다. 새롬동 더샵힐스테이트(새뜸마을11단지) 전용 98㎡도 지난달 20일 11억원(13층)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3월·13억원)보다 2억원 떨어졌다.

전세가율 꼴등(feat.수요가 부족해)

시장에선 한동안 세종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뒷받침하지 못해서다.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내 아파트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은 1896가구다. 그러나 세종시는 △2017년 1만4769가구 △2018년 1만2292가구 △2019년 8738가구 △2020년 4287가구 △2021년 7668가구 등 5년 동안 총 4만7754가구가 입주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2020년 세종시의 가구수는 14만1133가구로 5년 만에 전체 가구수의 3분의 1 수준을 공급한 셈이다. 

공급이 쏟아진 반면 수요는 부족한 모습이다. 직접 거주하지 않고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면서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뚝 떨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평균은 68.8%다. 그러나 세종의 전세가율은 평균에 한참 못미치는 47.7%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하락세에 접어들기 직전인 지난해 6월(60.4%)과 비교하면 12.7%포인트나 하락한 셈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5월부터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가 폐지되면서 공무원들의 이주 유인이 사라지고 여전히 교통, 인프라 등이 부족해 단기에 수요를 늘리기는 어려워보인다. 

이같은 상황에 세종시 집값 조정이 한동안 지속되며 '거품'이 빠질 거라는 시장의 전망이 우세하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 또한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며 "집값이 싸냐, 비싸냐를 말하자면 솔직히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집값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고 봤다. 

/채신화 기자

세종집무실, 제2의 용산 효과낼까?

다만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있어 여전히 기대감이 남아 있다. 

앞서 세종시는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시기에 맞춰 세종집무실을 신축하는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 제안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관련 내용이 담긴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집무실 및 세종의사당 설치 등 관련해선 지난 2020년에 이미 집값에 반영됐지만, 대통령이 세종에서 국정을 볼 수 있는 법적토대가 확실히 생기면서 다시 호재 인식이 강해져 가격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 용산구도 대통령 집무실 설치 이슈가 있은 뒤 가격이 꾸준히 강세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용산구의 3.3㎡(1평)당 평균 아파트값은 6016만원으로, 전월(5929만원) 대비 87만원 오르며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어섰다.

인구수 증가도 희망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 순유입 인구수는 2017년 3만4690명, 2018년 3만1433명, 2019년 2만3724명, 2020년 1만3025명으로 내리 감소하다가 2021년 1만4085명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아파트 공급도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2284가구, 내년 1782가구가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종시는 그동안 입주가 많아서 그 후유증으로 가격 조정이 진행중이지만 행정의 중심 도시이기도 하고 대통령 집무실, 세종시의사당 설치를 비롯해 서울-세종 간 고속화도로 등 호재가 있어서 장기적으론 전망이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인구가 적어 수요 유입이 필요하고 금리 인상, 가격 상승 피로감 등으로 인해 연내 가격 반등의 모멘텀을 잡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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