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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기 십계명]②바람 변수 '클럽' 조절로

  • 2019.11.11(월) 08:00

[골프워치]
겨울길목 거세지는 바람은 골퍼에겐 숙명
깃대가 흔들린다면 서너 클럽 길게 잡아야

늦가을 세찬 바람은 골퍼가 맞이해야 할 숙명이다. 박경호 화백 '바람의 언덕'

늦가을 골프는 잔인한 유혹이다. 가슴 터질 듯한 푸른 하늘. 핏빛 단풍. 만추(晩秋) 필드가 나를 부른다. ‘빚을 내서라도 나가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어찌 뿌리치랴. 가슴 뛰는 그 유혹을.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간 그곳에서 맞보는 좌절과 아쉬움. 겪어보지 않았을 리 없다. 한해살이를 해 본 골퍼라면. ‘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는 법’을 김용준 골프 전문위원이 정리한다. 순수 독학 된장 골퍼 주제에 프로까지 된 김 위원 아니던가?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말하는 비결을 들어보자. 간단하지만 놓치기 쉬운 그 비결을.  [편집자] 

 

이 무슨 불운이란 말인가? 만산홍엽(滿山紅葉)에 마음을 위로받고자 했건만! 나를 맞이하는 것은 세찬 늦가을 바람이라니. 이런 탄식을 해 본 적이 없는가? 어찌 나라고 없을까? 백을 내리기도 전에 엄습하는 불안감으로 한숨을 내뱉은 적이. 그러나 바람은 골퍼가 맞이해야 할 숙명 아니던다. 바람 속에서 플레이 하는 방법을 익힐 수 밖에.

바람이 조금이라도 있다 싶으면 무조건 한 클럽 길게 잡는 것이 지혜롭다. ‘어, 바람이 제법 부는데’ 하면 두 클럽 길게 잡고. 바람 앞에서 클럽을 선택할 때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 ‘한 클럽 더 잡는 게 나을까 두 클럽 더 잡는 게 나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다면 무조건 두 클럽 더 길게 잡는 것이 답이다. 내가 느끼는 바람보다 ‘볼이 만나야 할 하늘 위 바람은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내 키보다 조금 더 큰 깃대가 하늘 위 바람 세기를 다 알려주지는 못한다. 하늘에는 사람 키높이에 있는 것보다 적어도 두 배는 더 강한 바람이 있다. 깃발이 살랑살랑 흔들린다면 초속 1~2m쯤 되는 바람이다. 반 클럽쯤 더 잡으면 적당하다. 깃발이 옆으로 펴지다시피 펄럭이면 초속 3~4m다. 맞바람이 이 정도라면 한 클럽 이상 더 잡아야 충분하다.

깃대가 휘청거리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깃발 말고 깃대 말이다. 이 때부터는 한 클럽 더 잡는 것으론 어림 없다. 무조건 두 클럽 이상 더 잡아야 한다. 깃대가 옆으로 심하게 흔들린다면 초속 8~10m는 되는 상황이다. 이 때는 서너 클럽 길게 잡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너무 길게 잡아서 핀을 많이 지나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접어두기를. 어쩌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확률상으론 길게 잡는 것이 무조건 이익이다.

나는 프로 선발전에 합격할 때 본선은 초속 9m가 넘는 강풍 속에서 치렀다. 본선에서 내가 친 점수는 이틀 합계 16오버 파. 믿기지 않게도 이 점수로 B조 136명 중에 37등을 했다. 같은 조에는 단 하루에 그만큼 점수를 까먹은 엘리트 선수도 허다했다. 바람은 누구에게나 혹독하다.

김용준 골프전문위원(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 겸 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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