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르포] 초고층 역사 새로 쓴 롯데월드타워

  • 2015.03.27(금) 18:26

103층 현장 초긴장속 작업진행..내년말 완공 예정

▲ 롯데월드타워 103층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 롯데월드타워 103층에 올랐을 때 타워크레인 2대가 방문객을 맞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올라가는 호이스트(공사용 엘리베이터) 밖으로 성남으로 이어지는 송파대로가 눈에 들어왔다. 발 밑에는 햇빛을 받은 석촌호수가 군데군데 하얀 빛을 내뿜었다. 철커덩 소리와 함께 호이스트가 멈추자 78층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이 곳에서 다른 호이스트로 갈아타야 100층으로 갈 수 있다. 98층부터는 좁고 가파른 임시 철제 계단을 올라야한다. 어른 팔뚝만한 기둥과 받침대들이 곳곳에 설치돼있다. 계단을 오르다 두어번 머리를 찧었다.

27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오르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현장 인부들의 걸음도 조심스러웠고 얼굴엔 긴장감이 엿보였다. '삐리리릭'하는 무전기 송수신음은 끊임없이 울렸다.

이날 찾은 공사현장은 103층이다. 완공되면 최상류층(VVIP)이 사용하는 프라이빗 오피스가 들어서는 공간이다. 바로 아래층에선 건물 중심부의 코어월(철근으로 만든 벽)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뿌연 대기 탓에 시야가 좋진 않았다. 맑은 날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동북아무역센터(NEAT)가 보인다고 한다. 높이 305m의 동북아무역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지만, 내년 말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1위 자리를 내줘야한다.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555m 높이로 건설된다. 현재 417m까지 공사가 진행돼 건물 자체 높이는 이미 동북아무역센터를 추월했다.

 

▲ 롯데월드타워 103층 공사현장으로 가려면 호스트를 두번 타고, 좁고 가파른 철제계단 6곳을 통과해야한다.


"저기 풍속계 보이세요?"

김종식 롯데건설 초고층부문장이 타워크레인 운전석 아래쪽을 가리켰다. 초고층빌딩 공사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눈이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면 작업을 할 수 없다. 103층 공사현장의 풍속은 지상보다 2배 빠르고, 온도도 4~5℃ 낮다.

"그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게 바람입니다. 바람이 10㎧만 불면 타워크레인 작업을 중단하고, 15㎧면 호이스트 운행도 멈춥니다. 안전과 직결된 문제거든요. 직원들도 바람의 세기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에는 하루 6000명 가량이 투입된다. 언제 어디에서 사고가 날지 몰라 직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공사현장 1층 출입문에서 호이스트로 가는 길목에는 스무걸음마다 하나씩 안전을 강조하는 플래카드나 입간판이 설치돼있다. 김 부문장은 "지방 어딘가 사고가 났다는 뉴스가 나오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했다.

 

▲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 곳곳에는 안전을 강조하는 문구가 걸려있다.


바닥균열, 수족관 누수, 영화관 진동 등 여러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사현장을 책임진 직원들의 자부심은 남달랐다.

김영학 롯데건설 책임은 "건물의 기초을 만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고압장비 27개가 30시간 동안 콘크리트를 쏟아내는데 장관도 그런 장관이 없었습니다. 레미콘 차량 5200대가 콘크리트를 실어날랐죠. 한줄로 세우면 서울에서 오산까지 이을 수 있다고 하네요."

롯데건설은 2011년 6월 고강도 콘크리트 8만톤을 부어 123층 건물이 올라갈 기초(MAT)를 만들었다. 암반 위에 가로·세로 72m, 두께 6.5m의 거대한 콘크리트 판을 만들어 건물이 침하되지 않게 한 것이다. 당시 들어간 콘크리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르즈 할리파'가 사용한 양의 2.5배에 달한다.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에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하는 것도 건물의 기초작업을 튼튼히 했기 때문이다.

 

▲ 롯데월드타워의 매트작업 당시의 모습.

 

롯데월드타워는 올해 말 555m 높이에 달하는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약 1년 동안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세계 6위, 층수로는 세계 4위의 초고층 빌딩이 된다.

박현철 롯데물산 전무는 "어제부로 아쿠아리움과 시네마 영업중단 100일, 클래식 공연장 공사중단 100일이 됐다"며 "유지 보수에서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던 점 송구스럽다. 철저한 현장검증과 안전관리로 롯데월드타워가 대한민국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