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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코카콜라 가격인상의 '비밀'

  • 2016.11.01(화) 10:23

거의 매년 가격올려..비용 늘지만 실적도 신기록 행진
해외 본사, 8년간 1조1137억 '원액' 팔아 수익 챙겨가

 

콜라와 환타 가격이 이번 달부터 평균 5% 오릅니다. 2014년 12월 이후 2년 만입니다. 콜라는 다른 식음료와 달리 가격에 더 민감합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콜라가 많이 팔릴뿐더러 치킨, 햄버거, 피자 등 음식에도 콜라는 '세트'로 팔리기 때문입니다. 콜라 가격이 오르면 치킨값도 덩달아 오를 수 있는 구조인 것이죠.

콜라 가격은 매년 올랐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작년엔 오르지 않았지만, 2014년에 1월(평균 6.5%)과 12월(5.9%)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이 인상됐습니다. 2011년에도 한 해 두 번 가격이 올랐습니다. 가격인상은 2009년과 2010년, 2012년에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코카콜라음료㈜는 "올해 들어 유가·원당 등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 보도자료는 한쪽 측면만 강조한 '반쪽짜리'입니다.

고공행진 중인 코카콜라음료㈜의 실적을 한번 보시죠. 2009년 6045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2013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작년 매출 1조812억원. 내실도 좋습니다. 영업이익은 2009년 559억원에서 2015년 100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비용이 늘었다고만 강조하고, 매출과 이익이 사상최대를 기록했다는 얘기는 쏙 뺀 것이죠.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콜라 값이 오르면 서민들 부담은 더 늘 것은 분명한데, 가격 인상의 '과실'은 누가 따먹게 될까요. 보통 기업이 남긴 이익은 주주들에게 배당을 통해 지급됩니다. 그런데 코카콜라음료㈜는 1999년 이후 16년간 배당을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이익잉여금만 4198억원에 이릅니다.

그럼 주주는 '과실'을 어떻게 따 먹을까요.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2007년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 보틀링을 인수해, 사명을 지금의 코카-콜라음료로 바꿨죠. 당시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 해외 본사와 업무지원용역계약을 맺습니다. 코카콜라음료의 구매, 판매, 인사, 재무 등 경영자문을 LG생활건강이 맡는 계약이죠.

LG생활건강이 받은 업무지원용역비는 136억원(2008년), 140억원(2009년), 153억원(2010년), 159억원(2011년), 191억원(2012년), 236억원(2013년), 208억원(2014년), 175억원(2015년) 등으로 최근 8년간 총 1398억원 수준입니다. 많나요? 코카콜라 해외본사의 수익구조와 한번 비교해 보시죠.

코카콜라 해외 본사는 어떻게 수익을 가져갈까요.배당은 16년간 하지 않았고, 로열티도 따로 없습니다. 방법은 바로 원액에 있습니다. 또 다른 한국법인인 유한회사 한국코카콜라(Coca-Cola Korea Company)가 원액을 만들어 코카콜라음료㈜에 파는 방식입니다. 코카콜라음료㈜는 원액을 사와 물과 설탕, 이산화탄소를 넣고 코카콜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원액 구입비용은 2008년 842억원에서 2015년 1786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최근 8년간 총 원액비용은 1조1137억원에 이릅니다.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은 1886년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 팸 버턴이 처음 개발한 뒤부터 100년 넘게 영업비밀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원액을 만드는데 원가가 얼마가 들어가는지는 극히 소수의 경영자만 알고 있다고 합니다.

원액 비용은 코카콜라음료㈜ 매출과 연동돼 있습니다. 결국 코카콜라 가격이 오를수록, 해외본사는 원액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비법이란 것이 사실 없다. 신화 비슷하게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상당부분은 이미 공개됐다. 마케팅의 힘"이라고 설명합니다. 매년 콜라값은 오르고, 회사는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최근 과당 과대섭취와 전쟁까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힘은 무엇일지 고민이 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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