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선물을 많이들 주고 받으실 텐데요. 그중에서도 '홍삼'은 대표적인 명절 선물로 꼽힙니다. 고급 선물로 취급되는데다, 지인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입니다.
홍삼은 '조선의 반도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조선 최대의 수출품이자 개항기 조선 무역의 핵심 교역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홍삼을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조선 후기까지만 해도 왕실이나 귀족 계급이 아니면 홍삼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홍삼은 대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입니다. 하지만 건기식이 아닌 홍삼 관련 제품도 있는데요.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홍삼이 왜 건강템이 되었는지, 홍삼 성분 함량 마케팅의 진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인증마크 확인
홍삼은 국내 건기식 중 생산실적이 가장 많은 품목입니다. 건기식이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 및 가공한 식품을 말합니다. 신체기능을 높여주고 질병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라는 의미입니다.
홍삼은 건기식 중에서도 많은 복합 기능성을 지닌 원료입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홍삼은 면역기능 개선, 피로 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항산화,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6가지 기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삼, 클로렐라 등이 4가지 기능성을, 스피루리나, 녹차추출물 등이 3가지 기능성을 갖춘 것에 비하면 기능성이 더 많죠.
이렇다보니 홍삼 제조업체는 홍삼이 지닌 기능성을 마케팅 요소로 적극 활용합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1위 브랜드이자 홍삼 시장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하는 '정관장'은 광고에서 식약처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면역력, 피로, 혈행, 항산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강조하죠.
하지만 모든 홍삼제품이 기능성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건기식으로 인정받은 홍삼을 고르기 위해선 우선 '건기식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건기식 인증 마크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건기식 중 식약처의 과학적인 평가에 따라 인체 기능성과 안정성을 인증받은 제품에만 부여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을 건강식품과 혼동하는 이들이 많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증제도를 만든 겁니다.
건기식 인증 마크가 부착돼야 제품에 특정 건강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건기식 인증을 받지 않은 업체가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등의 문구를 사용한다면 불법입니다. 특히 시중의 홍삼 관련 음료나 액상 차는 '일반 식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식약처의 건기식 승인을 받지 않았다면 홍삼의 효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셈입니다.
진세노사이드 함량 고고익선 아니다?
홍삼은 인삼을 찌고 말린 것입니다. 홍삼 속 사포닌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는 홍삼의 핵심 성분입니다. 진세노사이드는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흐름·기억력 개선, 항산화 등 5가지 기능에 도움을 주는데요.
이렇다보니 진세노사이드는 인삼이나 홍삼 제품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홍삼 제품의 표시사항을 보면 진세노사이드의 일종인 Rg1, Rb1, Rg3 합산 함량을 볼 수 있는데요. 위에서 언급된 5가지 기능성을 모두 표시하기 위해서는 Rg1, Rb1, Rg3를 3㎎ 이상 함유해야 합니다.
다만 KGC한국인삼공사에 따르면 Rg1, Rb1, Rg3가 높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 제품이 우수한 것은 아닙니다. 식약처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지표성분은 홍삼이 건강기능식품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Rg1, Rb1, Rg3는 홍삼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치일 뿐 품질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입니다.
홍삼의 대표 유효성분인 진세노사이드는 홍삼 전체 성분의 3~6% 정도입니다. 진세노사이드 종류는 40여 종에 달하는데요. 그 중 Rg1, Rb1, Rg3 세 가지 성분이 지표성분으로 활용될 뿐 각 지표성분은 홍삼의 다양한 효능 중 일부일 뿐이라고 합니다.
일각에선 Rg1, Rb1, Rg3 함량보다도 홍삼의 다당체 성분이 대식세포를 활성화 정도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식약처에서 인정받은 홍삼의 기능성들은 진세노사이드 외 각종 유효성분이 종합적으로, 조화로운 상호작용이 있을 때 발현된다는 설명입니다.
6년근 강조하는 이유
결국 올바른 홍삼을 선택하려면 얼마나 믿을 수 있는 원료로 어떤 품질관리를 통해 만들어졌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삼 재배에서부터 수확, 제조 과정까지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뤄졌는지를 확인 가능한 업체가 신뢰를 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많은 홍삼 업체들이 '6년근 인삼'을 활용해 만들었다고 강조합니다. 주로 좋은 품질의 홍삼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죠. 앞서 언급된 홍삼의 다당체 성분이 6년근 인삼 몸통 부분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삼이 오래될수록 효능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6년근이 넘은 인삼은 오히려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하는데요. 외피 부분이 목질화되는 탓입니다. 일각에서는 4년근 인삼이 6년근보다 높은 사포닌 함량을 보인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효능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광고비, 포장비, 브랜드값이 포함돼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 홍삼 맛이 진하다고 해서 효능이 더 좋은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요. 일부 홍삼 제품의 경우 당류와 검류를 추가해 농도를 진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당 함량을 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건강을 위해 꾸준히 먹는 만큼 과도한 당류는 건강에 득이 되기 어렵겠죠.
지금까지 홍삼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로 제조한 식품일 뿐입니다.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약'은 아닙니다. 푹 자고 잘 먹고 나서, 건기식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권장합니다. 건강을 회복하는 편안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