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대표하는 '홍삼'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건기식 시장이 비타민·프리바이오틱스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면 홍삼 시장은 매년 역성장하고 있다. 성분과 효능에만 집중하는 마케팅이 건기식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2030에게 통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기식=홍삼'도 옛 말
한 때 국내 시장에서 '건기식'이라고 하면 곧바로 홍삼을 말하던 때가 있었다. 국내 건기식 시장의 초기 성장을 이끈 게 바로 홍삼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약 1조원대였다. 이 중 홍삼이 7000억원을 차지했다.
이제 국내 건기식 시장은 6조원을 웃도는 대형 시장이 됐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1498억원으로 6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소폭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홍삼 시장 규모는 매년 감소세다. 2021년 1조4710억원이었던 홍삼 시장 규모는 2022년 1조2933억원, 지난해 1조1675억원으로 연평균 10%대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대표 홍삼 기업인 KGC인삼공사의 홍삼 부문 매출도 몇 년째 1조원대 초반에서 정체된 상태다.
업게에서는 홍삼 시장의 침체 이유에 대해 건기식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2030이 홍삼보다는 다른 건기식을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종합비타민, 오메가3 등으로 건기식의 외형이 커지면서 홍삼을 찾는 인구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돌파구는 '다양화'
업계도 홍삼 시장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홍삼의 약점인 쓴 맛을 해결하기 위해 달콤한 과일맛을 추가하거나 먹는 방식을 바꿔 보다 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식이다.
현재 홍삼 시장의 메인스트림인 '짜먹는 스틱'이 대표적이다. 이전까지 마시는 드링크 타입이나 당에 절여 먹는 정, 물에 타 먹는 농축액 타입이 대부분이었던 시장은 이제 스틱 타입이 평정한 지 오래다.
이후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는 필름(ODF)에 홍삼농축액을 넣은 필름형 홍삼, 젤리에 홍삼을 넣은 홍삼젤리, 홍삼오일 등 제형과 맛을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엔 디저트와의 결합도 눈에 띈다. KGC인삼공사는 최근 '할매니얼' 트렌드에 맞춰 수제약과에 홍삼과 벌꿀 등을 넣은 '정관장 수제약과'를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홍삼양갱 프리미엄'이 출시 1개월 만에 초도물량 1만개를 완판하는 등 인기를 끌자 연장선 상에서 출시한 제품이다.
홍삼과 다른 건기식의 효능을 결합한 '복합형' 제품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건기식 재료로 인기가 높은 제비집을 넣은 홍삼 드링크나 전립선비대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홍삼 오일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건기식들이 늘어나며 홍삼이 차지하는 위치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맛과 효능, 편의성 등을 개선한 신제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홍삼 시장 자체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