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덤벨 경제' 시장이 최근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홈트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 업체들은 물론 유통 업체까지 가세해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운동 전후 에너지 보충을 위해 찾는 단백질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 '음료·바'부터 '캔디·요플레'까지…유통 업체 가세
국내에서 단백질 보충제 등 성인 영양식에 일찍부터 공을 들여온 업체는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8년 말 성인 영양식 브랜드인 '셀렉스'를 론칭한 뒤 성인용 분유와 단백질 바, 단백질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지난 7일에는 '셀렉스 스포츠 웨이프로틴 드링크 초콜릿'이라는 제품을 새로 내놨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건강과 운동에 관심이 증가하는데 발맞춰 스포츠 라인업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오리온 역시 지난해 상반기부터 단백질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닥터유 단백질바'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단백질 함유 제품인 '닥터유 드링크'로 음료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닥터유 드링크는 건강 트렌드에 힘입어 8월 월매출 10억원을 달성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빙그레의 경우 지난 4월 요거트에 단백질을 첨가한 '요플레 프로틴'을 출시했고 롯데제과는 캔디 제품인 '말랑카우'에 단백질을 넣은 '말랑카우 초유프로틴'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 역시 지난 2월 음료 제품인 '하루야채'에 단백질을 함유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는 '단백질'이 국내 식품 업계의 키워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위기가 이렇자 유통 업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최근 요거트 제조 업체인 '풀무원 다논'과 손잡고 고단백 발효 요거트인 '오이코스(OIKOS)'를 단독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미국의 유명 건강식품 브랜드인 알엑스바(RXBAR)와 함께 무역센터점에 팝업스토어를 만들기도 했다.
◇ 코로나19로 '덤벨 경제' 급성장…"시장 지속 확대"
이처럼 국내 유통·식품 업체들이 단백질 제품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른바 '덤벨 경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덤벨 경제란 '아령(dumbbell)'과 '경제'의 합성어로 지난 2018년부터 미국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이런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월 기획재정부가 '덤벨 경제 확대 프로틴푸드 열풍'이라는 포스트를 올리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재부는 "세계 단백질 식품시장 규모는 2017년 13조 원 정도였으나 2025년에는 32조 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급성장하는 덤벨 경제에 맞춰 프로틴 푸드의 매출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덤벨 경제 시장은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중년층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년층을 비롯해 전 연령층이 건강과 체력관리를 위한 지출을 늘리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근력 증강과 운동 효율 향상, 체중 관리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단백질 식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식품 업체의 경우 '성인 소비자'를 잡기 위해 영양식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는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아동 인구가 줄어 아이스크림이나 우유, 스낵 등의 매출이 지속해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성인을 겨냥한 제품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저출산뿐만 아니라 인구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도 단백질 식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식품 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