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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맛있는 단백질'에 숨은 비밀

  • 2021.09.10(금) 06:30

커지는 '단백질' 시장…업계 잇따라 진출
건강한 간식…과도한 섭취 시 부작용 우려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식품 업체들의 '단백질 사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단백질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매일유업이 '셀렉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면서부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유업계는 물론 오리온이나 동원F&B, 동서식품 등 여러 식품 업체들이 너도나도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세'가 된거죠.

이들이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단백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 900억원 정도였던 단백질 식품 시장은 올해 3000억원 이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 단백질 식품에 대한 인식은 '헬스 보충제' 정도였는데요. 격한 운동 뒤에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먹는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영양보충용 건강식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몸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건강을 챙기려는 중장년, 노년층까지 단백질 식품을 찾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당신이 '단백질'에 꽂힌 이유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매일유업의 경우 셀렉스의 성장에 힘입어 최근 건강기능식품사업부를 분할하기로 했습니다.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건기식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0 식품 등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셀렉스 매출액은 2년 연속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생산 실적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셀렉스의 누적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성과가 좋으니 법인을 새로 만들어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판단입니다.

많은 단백질 식품이 쏟아져 나오자 독특한 제품을 내놔 차별화를 꾀하는 곳들도 늘고 있습니다. 빙그레의 경우 요플레에 단백질을 보강한 '프로틴트리플케어'라는 제품을 내놨고요. 동원F&B는 캔햄인 리챔에 단백질 함유량을 높여 '리챔 프로틴'이라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또 '동원참치 단백질바'도 출시해 눈길을 끌었죠.

최근 식품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군은 '맛있는 단백질'입니다. 커피 맛을 가미한 '단백질 드링크'나 초콜릿을 첨가해 만든 '단백질 바' 등 입니다. 

과거 단백질 식품은 주로 '대용량 단백질 파우더' 형태로 출시됐는데요. 운동 이후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먹는 '기능성 제품'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1세대 단백질 식품이라고 부릅니다. 닭가슴살이나 아몬드 등은 2세대로 분류되고요. 3세대가 바로 최근 각광받는 단백질 드링크나 바, 요거트 등입니다. 간식처럼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대중화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단백질 식품을 소비하는 이유가 기능성뿐만 아니라 '맛있기 때문에'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리서치가 최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백질 제품을 구입하는 요인으로 '맛'을 가장 우선 순위로 꼽은 이들이 12.2%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젊은 층들이 맛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백질 식품이 과거처럼 분말 형태의 기능성 제품으로만 출시됐다면 시장이 성장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근육을 키우려는 이들이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만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단백질을 '간식'으로 만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차피 먹을 간식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커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과거에 단백질은 맛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이제는 음료나 바, 과자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 중에서 골라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맛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식약처는 단백질바 제품들의 허위·과대 광고에 주의하라는 권고를 내놨는데요. 시중에 유통되는 단백질바 제품이 마치 다이어트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도록 광고하고 있다는 겁니다. 

식약처는 "프로틴 바는 일반적으로 탄수화물보다 지방 함량이 높고 특히 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아 장기간 섭취하면 에너지 대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다이어트 등을 위한 식단 조절 시 영양상 균형적인 식단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적절한 운동과 병행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단백질 제품을 먹는다고 무조건 근육이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맛있는 단백질 간식을 먹는다고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지도 않을 겁니다. 식약처는 특히 고단백 등 특정 영양소만 과도하게 포함하는 극단적 다이어트는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는데요.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백질 식품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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