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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에 부는 '핀테크 바람'

  • 2017.05.08(월) 10:15

SBI,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임원 영입
OK•웰컴, 스타트업 출신 등 인재 확보
마케팅 효율 제고·비용 절감 '변화 주도'

"홈페이지에 로그인할 때 ID와 패스워드 칸을 마우스로 누르는 고객은 어떤 사람일까요? 아마 나이가 어느 정도 든 고객이겠죠. 하지만 젊은 고객이라면 자판의 탭(Tab)키를 눌러 커서를 손 쉽게 움직일 겁니다."

SBI저축은행이 데이터 분석 기술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사실이다. 로그인 방법만으로 고객정보를 파악할 정도로 신통한 분석 역량을 갖추게 된 건 핀테크 '요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나이스평가정보에서 핀테크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중금리 대출 경쟁 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OK와 웰컴저축은행도 스타트업 임원이나 직원을 데려오는 등 핀테크 인력이 계속 늘고 있다. 

◇ 핀테크 요원으로 무장…"중금리 경쟁 자신"

저축은행들은 핀테크 전문가를 모셔오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핀테크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면서 김상우 이사를 영입했다. 이 TFT를 총괄하는 김 이사는 신용평가사인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일하고, 핀테크기업인 옐로우데이터웍스(현 데일리금융그룹) 이사를 지낸 핀테크 전문가다.

김 이사의 지휘 하에 핀테크TFT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핀테크TFT는 총 10명으로, 대다수가 외부에서 데려온 인력들이다. 작은 규모지만 회사 안팎에선 "이 TFT만 별도의 회사로 독립해도 될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는다.

그러면서 중금리 대출에 탄력이 붙었다. CSS를 개선해 일괄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하던 신용등급 4~7등급 고객들 사이에서 부실을 덜 내는 고객을 선별할 수 있게 됐다. 대출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긴 셈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연 10% 미만 금리인 대출상품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출범 일에 'SBI중금리바빌론'을 내놓는 등 핀테크TFT에 힘 입어 중금리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핀테크TFT가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진 않았지만 내부에선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마케팅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등 변화가 감지된다는 평가다. 


◇ 스타트업 인재도 잘 나가…내부도 '열공 모드'


저축은행들은 핀테크 스타트업 인력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제도권 금융회사에 없는 IT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면서다. 

OK저축은행은 올해 온라인사업부를 신설하면서 국내 간편송금 시장의 95%를 점유한 스타트업에서 직원을 데려왔다. 지난해엔 미래디지털사업부를 만들면서 IT·컨설팅기업 에스코어 임원 출신인 전진희 이사를 영입했다. 전 이사는 올 들어 김인환 아프로서비스그룹 부회장 산하의 OK캐피탈로 옮기면서 그룹 전체 핀테크 전략을 세우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디지털뱅킹팀과 데이터사이언스팀을 신설하면서 P2P업체 직원을 들였다. 지난 3월엔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외이사로 전자금융 솔루션 개발업체 세틀뱅크의 최경일 대표를 선임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스타트업 직원들은 빅데이터 분석 등에 능해 대개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는다"면서 "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핵심인 만큼 중책을 맡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저축은행 직원들도 핀테크 공부에 들어갔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사내 교육 프로그램인 '공부하는 금요일'을 통해 핀테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내외 역량을 강화하면서 모바일뱅킹에 인공지능의 일종인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는 등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IT 인력만 50명을 넘으며, 외주 개발자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의 인력이 핀테크 업무에 매진한다"면서 "모바일 중심으로 회사를 개편하면서 핀테크 인력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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