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빅4 손보사들이 올해 들어 자동차 보험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하자 정부와 정치권의 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졌고 결국 모두 '대세'에 따르게 됐다. 이로써 정권 교체 뒤 이어진 보험료 인하 흐름은 마무리된 모양새다.
삼성화재는 25일 다음 달 21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모두 1.6%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개인용 2.7%, 업무용 1.6%, 영업용 0.4%씩 내린 지 7개월 만에 또다시 보험료를 낮췄다. 삼성화재는 "손해율 감소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와 향후 손해율 개선 추이 등을 고려해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 역시 이날 보험료 인하 폭을 논의한 뒤 26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며 "인하 폭은 다른 대형보험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의 차 보험료 인하 행렬은 앞서 지난 17일 동부화재가 보험료를 내리기로 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보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보험료를 내리면 경쟁을 위해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현대해상도 가세…차 보험료 인하 행렬
대형 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개선됐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통상 손해율 77~78%가량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이들의 차 보험 손해율이 이보다 낮아지면서 이익을 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당국의 직·간접적인 보험료 인하 압박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 소득 증대 차원에서 필수 생활비 절감 방안을 추진해 왔는데 보험료도 여기에 포함하면서 민간 실손의료보험 인하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의무 보험인 자동차보험 역시 국민 생활과 밀접한 만큼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적정하게 책정되는지 감리에 착수하기도 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료를 내린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여러 압박이 있었다"며 "정권이 바뀌었으니 보여 주기 차원에서라도 보험료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