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이 있는 챗봇'
카카오뱅크가 이달 중순 고객상담업무에 투입할 '상담챗봇'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카카오뱅크는 8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KDB생명타워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프레스 토크(Press Talk)에서 상담챗봇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상담챗봇을 도입하면 단순한 검색성 상담이 대면 상담채널로 넘어오는 것을 줄이고 대면 상담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그동안 불편하셨죠?"
카카오뱅크가 상담챗봇을 개발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고객들의 불편이 컸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 비대면으로만 운영되는 특성상 카카오톡을 통한 ‘톡상담’, 전화를 통한 ‘콜상담’으로만 고객 상담 업무를 처리했다.
이 때문에 고객상담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컸다. 특히 카카오뱅크 출범 초기에는 고객센터 응대율이 20%에 불과해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민원건수는 총 72건인데 이중 30%(21건)은 전자금융, 홈페이지오류, 직원응대 등에 관한 민원이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에 제2고객센터를 열고 고객 응대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고객 응대율은 90%를 상회하고 고객이 상담을 위해 기다리는 지연시간도 10초~20초에 불과할 정도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응대율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담챗봇을 개발할 경우 고객의 응대율과 편의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해 '상담챗봇' 개발에 착수했다.
상담챗봇 개발을 총괄한 이상희 카카오뱅크 상담챗봇 TF(태스크포스)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약 40% 가량의 상담은 톡상담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톡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80% 이상이 반복적인 안내성 문의로 고객 스스로 해결 가능한 것이어서 향후 상담챗봇을 통해 고객 응대율 및 편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 고객이 안쓰면 무용지물.."쓰임에 초점"
카카오뱅크가 상담챗봇을 투입하더라도 고객들이 얼마나 이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른 금융사들이 이미 챗봇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실제 사용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상담챗봇을 '잘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상담챗봇은 카카오뱅크 톡상담이 진행되는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플러스 친구'에 추가되며 고객이 상담을 원할 경우 가장 먼저 대응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카카오톡 고객센터 플러스 친구'가 카카오뱅크 고객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채널이고 그동안의 상담 결과를 분석한 결과 단순 안내성 문의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상희 TF장은 "텍스트 중심으로 전달되는 기존 카카오톡의 챗봇과 달리 동영상, 이미지, 이모지(그림문자)등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고 연관정보까지 제공하는 등 재상담과 고객의 실수방지 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으로만 상담이 진행되는 상담챗봇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담챗봇에서 진행된 상담 대응이 부족할 경우 상담직원과 한번에 연결되는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이상희 TF장은 "현재 상담인력은 단순 톡 상담뿐만 아니라 (상담챗봇의) 고객 상담이력을 활용해 심도있는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상담챗봇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상담챗봇 도입으로 365일 24시간 고객상담이 가능해져 고객의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톡상담은 오전 9시부터 22시까지다. 상담챗봇의 경우 사람이 아닌 AI를 통해 운영되므로 시간제약 없이 고객상담 업무중 상당수 민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상희 TF장은 "챗봇이 어떤 식으로, 어떤 방향으로 쓰일지 예상을 할 수 없어 정량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지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단순 수치를 떠나서 쓰임이 있는 챗봇이 될 것이다. 오픈 이후 정성평가를 해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담챗봇의 출시는 서비스의 완성이 아닌 본격적인 학습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상담챗봇은 사용자와 많은 대화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똑똑해질 것이다. 고도화를 통해 상담의 메인채널로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