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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배상'이란 단어의 존재 여부

  • 2021.05.11(화) 09:30

오래 전부터 설계사 모집에 있어 경력자를 대상으로 삼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미 확보된 고객 접점이 있어 채용 후 즉시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초기 육성 비용 등이 발생하지 않기에 선호된다. 무엇보다도 비경력 신입 설계사의 13차월 정착률이 매우 낮기에 경력 설계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과거에는 보통 전속조직에서 GA로 이직하는 경우가 흔했으나 최근에는 그 반대 흐름도 보인다. 또한 생명보험에서 손해보험 전속으로 옮기는 일도 관찰된다. 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생명과 손해보험 간 교차영업이 허용되었다. 이런 이유로 생명보험에서 일을 시작했어도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보험 등 손해보험 고유의 보험 상품을 접하는 것은 당연시 된다.

생명보험 전속 또는 해당 출신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접했을 때 가장 낯설게 느끼는 것은 보험금의 방향이 수익자가 아닌 제3의 타인에게 향하는 약관의 존재다. 바로 손해보험에서 일을 시작한 설계사도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배상책임 약관이다.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보험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도 바로 포기하는 이유는 이들 보험 종목의 중심 약관이 배상책임이기 때문이다.

배상책임 약관의 잘못된 이해의 예는 찾기 쉽다.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을 비교하면서 자동차보험은 '타인을 위한 보험'이며, 운전자보험은 '나를 위한 보험'이란 잘못된 정보가 SNS에서 자주 목격된다.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이나 대물배상 등은 타인에 대한 법률적 배상책임을 담당한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보통약관에도 자기신체사고, 자기차량손해,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등 나(피보험자)를 위한 약관이 존재한다.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도 보험금의 최종 목적지가 공소제기 교통사고의 피해자나 유가족 등 타인에게 향하기에 같은 논리라면 타인을 위한 보험이 될 수 있다.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을 예로 들어 쉽게 이해해보면 다음과 같다. 신호대기 중인 앞차를 후미추돌하면 뒤차의 과실이 100%다. 이 때 앞차의 파손은 뒤차의 대물배상으로 처리된다. 보험금의 방향이 앞차 차주인 제3의 타인에게로 향한다. 만약 운전자 한정특약 위반 등으로 대물배상을 사용할 수 없거나 한도가 앞차 피해액보다 적다면 뒤차 운전자가 법률적 배상책임을 져야한다. 따라서 배상책임은 보험금의 방향은 타인에게로 향하지만 해당 약관이 없거나 사용할 수 없다면, 가해자가 직접 배상을 책임져야 한다. 이 때문에 배상책임은 타인을 위한 약관이자 나를 위한 약관이 된다.

배상책임이 중심인 보험 상품의 구조를 이해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 보험 상품의 구조는 수많은 개별 약관이 모여 구성되는데, 개별 약관 중 이름에 '배상'이란 단어가 존재하는 것이 있다. 자동차보험의 보통약관을 살펴보면 총 6개 약관으로 구성된다. 이 중 대인배상Ⅰ, 대인배상Ⅱ, 대물배상은 모두 '배상'이란 단어가 약관명(名)에 존재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들이 배상책임 약관이며, 보험금의 방향이 타인에게로 향한다. 반대로 자기신체사고, 자기차량손해,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는 '배상'이란 단어가 없다. 이들 약관의 보험금은 피보험자에게로 향한다. 따라서 자동차보험은 '타인'을 위한 보험인 동시에 '나(피보험자)'를 위한 보험이 된다.

화재보험도 상품 구조를 어려워하는 설계사가 많다. 이때도 '배상'이란 단어의 유무에 따라 개별 약관을 분류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화재(폭발포함) 배상책임, 시설소유(관리)자 배상책임, 가스배상책임, 음식물배상책임 등은 배상이란 단어가 존재하는 약관이다. 반면 화재손해(건물, 집기비품, 시설, 동산), 구내폭발·파열손해, 붕괴·침강·사태손해 등은 '배상'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약관이다. 이렇게 구분해 놓은 뒤 보험금의 방향을 이해하면 화재보험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설계사가 아닌 고객도 가입 중인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보험의 증권을 살펴 '배상'이란 단어의 존재 여부에 따라 약관을 구분하면 눈에 쉽게 들어온다. 보험 가입 시 보험사로부터 반드시 수령 받는 책 형태의 약관은 해당 상품을 가입한 모든 사람에게 지급된다. 따라서 내가 가입하지 않은 특별약관도 포함이 된다. 보험 상품은 공산품과 다르게 설계과정을 거쳐 상품을 구성하는 여러 약관 중 선택한 약관에 가입하는 구조다. 따라서 내가 선택한 약관이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서는 보험 증권을 확인하면 된다.

갈수록 배상책임 약관의 존재는 중요해진다. 배상책임 약관이 제대로 설계되고 관리되지 않으면 불특정 다수인 제3자에게로 피해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배상책임 약관은 특정 한도의 가입을 법으로 강제하는 의무보험이다. 그만큼 중요하단 의미다. 하지만 소비자나 설계사도 배상책임 약관과 보험 종목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배상'이란 단어의 유무에 따라 상품 내 약관을 구분해보고 해당 상품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큰 틀에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배상책임 중심인 보험 상품을 이해하는 시작이며, 불행한 사고로부터 본인과 제3의 불특정 다수를 보호한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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