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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조 선출 앞둔 산업은행, 부산이전 묘한 기류

  • 2022.11.22(화) 06:09

사측, 조직개편 추진 등 부산이전 구체화 속도
현 노조 내년 초 임기 종료…새 노조 선출 관건

본점 부산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이 또 한 번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조윤승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 임기가 곧 마무리됨에 따라 새 노조 집행부 선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현재 산업은행 직원(조합원) 대다수는 부산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새 노조는 직원들의 반대 목소리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산업은행 새 노조 선출 과정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속도내는 산은 부산이전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국정감사 이후 부산이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준비단 설립을 넘어 지난 9일에는 부산을 방문해 이전과 관련 지역 기업 여론을 듣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동남권 영업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훈 회장은 부산이전 명분으로 동남권 경제 부흥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부산에 있는 해양산업금융본부내 1개의 해양산업금융실에 조선‧해운 담당 금융실을 늘려 해양금융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부산을 해양금융중심지로 육성 하겠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지역 공약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의 국내 영업지점을 총괄하는 지역성장지원실도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핵심 부서를 옮기고, 새로운 부서를 신설하는 등 부산이전을 위한 밑그림이 하나씩 구체화 되는 상태다.

이를 두고 산은 노조는 정치권을 향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다만 조직개편은 경영 활동으로 노조가 직접적으로 막을 순 없다. 이에 이전 대상 직원들의 거주와 교통 지원 등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안을 회사 측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조직 개편은 산업은행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휘둘린 결과일 뿐"이라며 "현재는 협상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는 향후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노조 집행부, 내달 초 선거 목표인데…

조윤승 위원장을 필두로 현 산은 노조는 강석훈 회장 취임 후 지속적으로 부산이전 반대를 위한 출근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새 노조가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산은 노조는 이번주중 새로운 노조위원장과 집행부를 선출하기 위한 입후보 공고를 내고, 내달 13일 새 집행부 선정을 위한 선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직원 대다수가 부산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만큼 새 노조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문제는 선뜻 새 노조를 이끌어갈 인물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묘한 분위기라는 관측이다. 후보로 등록하려면 노조위원장 후보와 2명의 부위원장 등 3명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아직 이를 구성한 후보가 없다. 입후보 등록이 늦어지면 선거는 내달 말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 산업은행 내부 관계자는 "부산이전 논란이 커지면서 퇴직하는 직원들도 늘어나는 등 노조를 이끌려는 직원들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부산이전 반대를 외치는 직원들은 많지만 이를 응집하려는 인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올들어 10월까지 산업은행을 떠난 직원은 134명으로 지난 5년 평균(89명)보다 50% 이상 늘었다.

한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선거 열기가 높지 않으면 직원들 목소리가 사측에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부산이전 이슈가 있는 상황이라 사측의 이전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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