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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3.6조·푸본현대 1.5조…보험업계, 마통 뚫는 사연

  • 2022.12.07(수) 07:16

저축성보험 만기·퇴직연금 자금유출 불가피
보험업계, 단기자금으로 유동성 확보 속도

보험업계 유동성 경색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장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삼성생명·푸본현대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이 단기 차입금 한도를 늘리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저축성보험 갈아타기, 퇴직연금 만기 도래 등 연말 보험금 지급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이 최근 단기자금 차입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3조4000억원 늘렸다. 증액한 차입금액 한도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약 8.58%에 해당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유사시 신속한 유동성 대응을 위한 단기차입 한도 사전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보험사인 푸본현대생명도 단기자금 차입한도를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렸다. 차입한도가 자기자본(1조2800억원)을 넘어선다. 단기자금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당좌차월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를 통해 조달한다. 이 한도를 늘렸다는 건 혹시 모를 상황에 빌릴 수 있는 자금 규모인 마이너스 통장 규모를 늘렸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이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다른 보험사들도 눈치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업계는 삼성생명의 단기자금 차입한도 확대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보험사중 가장 많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생명이 단기차입 한도를 늘린 것이 심상치 않아서다.

만기가 긴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들이 단기차입금까지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우선 2012년 가입이 급증했던 10년 만기 저축성보험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은행 예적금 등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자금 재유치를 위해 은행 예금금리(연 5%대)보다 높은 연 6%대 저축성보험 출시를 검토했지만 금융당국의 "금리경쟁 자제" 주문에 부딪힌 상황이다.

연말 퇴직연금 시장에서 대규모 머니무브(자산 이동)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도 보험사들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달 업권별 퇴직연금 원리금보장 상품 공시 이율을 보면 보험업계 5%대 후반~6%대 초반, 증권업계 6%대~8%대 중반 이율을 보였다. 보험사의 경우 자산운용시 감내 가능한 리스크가 타 업권 대비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일부 자금 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자금이탈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10%로 제한된 퇴직연금 차입한도를 한시적으로 풀어 RP 매도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소형 보험사들의 유동성 우려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푸본현대생명, IBK연금보험, 롯데손보 등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자금을 뜻하는 부채중 퇴직연금 부채 비중이 30% 이상을 기록했다. 단기자금 차입한도를 늘린 푸본현대생명의 퇴직연금 부채는 9조5000억원으로 총 부채 대비 49%를 차지했다. 롯데손보(9조2000억원)와 IBK연금보험(3조3000억원)의 퇴직연금 부채 역시 전체 부채 대비 각각 52%, 32%를 차지했다.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중 국공채, 특수채 등 시장에서 즉시 거래 가능한 자산 비중이 높아 자금 필요시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파른 금리상승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번복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금융당국도 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매도 자제를 요청하는 등 채권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미정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이들 보험사들은 외형 대비 퇴직연금 운용 비중이 높아 퇴직연금 대규모 유출 발생 시 대응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당분간 자금시장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보험사의 유동성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전략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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