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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저신용자 숨통 트일까

  • 2023.07.13(목) 07:19

신한·KB국민·현대카드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
은행간 이동 비중 92%…2금융권 2% 불과

지난 5월말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 시행 이후 6700억원 가량의 대출이 이동하는 등 1금융권 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2금융권 차주가 1금융권으로 이동하거나, 같은 2금융권으로 대출을 갈아탄 경우는 10건중 1건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정작 이 서비스가 필요한 저신용자들은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그동안 관망하는 분위기를 보였던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속속들이 입점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플랫폼 입점으로 2금융권의 주로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질 전망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중 신한카드, KB국민카드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도 지난 6일 핀다에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상품을 입점했다. 향후 대환대출 전용 신상품 출시도 검토 예정이다.

이외에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 중 카카오페이에 입점을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플랫폼 합류를 놓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다만 들어갈 플랫폼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 완화를 명분으로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취약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줄고, 금융사간 경쟁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당초 금리인하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됐던 2금융권이 대환대출 출시 이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저신용자들을 부담 완화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실적 현황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금융위원회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5월말이후 한달간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총 2만6883건, 6684억원의 대출 자산이 이동했다. 하지만 유형별로 살펴보면, 은행으로 대표되는 1금융권간 이동이 6161억원(2만2052건)으로 전체의 92.18%를 차지했다.

2금융권에서 1금융권 이동은 315억원(2352건), 2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이동은 169억원(2098건)에 불과했다. 각각 전체의 4.71%, 2.53%에 불과한 것이다.

기존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서비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유는 은행권과 비교해 금리경쟁력이 떨어져 실익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카드론의 금리는 1금융권 신용대출 금리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토스·카카오·케이뱅크)의 가계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23~7.09%로 나타났다. 반면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20~15.59%이다. 금리 상·하단이 각각 8.5%포인트, 8.97%포인트 차이 나는 것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주축이 핀테크기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환대출 플랫폼까지 입점할 경우 핀테크기업에 지급해야 할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자마진 축소와 더불어 대환대출 수수료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대환대출이 활성화에 따라 수수료 발생 건수 증가에 따른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은 우선 최근 금융당국이 상생 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우리카드 상생금융 행사에서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히 축소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서비스에 진출하자 나머지 카드사도 불참 입장을 고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플랫폼 중개 수수료를 감당하고서라도 입점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얘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환대출 수요가 제 1금융권 위주이긴 하지만 카드, 캐피탈 등 제 2금융권 내에서도 금리경쟁력이 있다면 충분히 대환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플랫폼에 입점할 경우 수수료 문제 등 리스크 관점에서 모니터링하면서 운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또한 새로운 금융 소비자 확보 창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의 플랫폼 입점은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라며 "플랫폼을 이용하는 주소비자층이 20~30대인 만큼 20~30대에 대한 신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우려하는 카드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카드사들이 상생금융에 참여하는 만큼 정부도 종합지급결제 허용 등 손실 보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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