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맏형'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이 동생 격인 삼성화재에 2400억원 차이로 뒤졌다. 새 회계제도(IFRS17) 하에서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도 삼성화재에 밀렸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유 채권을 교체매매하는 과정에서 삼성생명에 투자손실이 발생한 여파다. 이와 함께 CSM 상각률이 손보업에 비해 낮고 역마진 우려가 있는 계약이 많은 생명보험업 특성상 CSM이 적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7.4%(2612억원) 증가한 1조2151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자, 삼성 금융계열사 내 맏형 격인 삼성생명(9742억원)의 반기 순익을 2409억원 차이로 앞지른 것이다.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을 제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 가운데 순이익 면에서 생·손보업계를 통틀어 삼성화재가 1위다.
삼성화재는 보험손익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25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5% 늘었다. 특히 장기보험 손익(8616억원) 전년동기대비 29.2% 급증한 게 전체 보험손익을 견인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와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의 보험손익은 201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 역시 76.3%으로 손익분기점(80%)을 하회했다.
2분기 순익 생명 26%↓·화재 40%↑
형제의 희비를 가른 건 2분기(4~6월)다. 삼성생명의 2분기 순이익이 29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2%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6032억원)는 40.3% 증가했다. 삼성생명이 2분기 3650억원의 투자손실을 본 게 뼈아팠다.
최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 후반대까지 오르자 기존 보유한 1.6%대 채권을 3.5~3.8%대 채권으로 교체매매했다. 그 과정 중 일반보험 및 퇴직연금에서 2840억원대 처분손실이 났다. 다만 1·2분기 삼성전자를 통한 배당금 수익 3670억원이 인식되며 전체적인 상반기 투자손실은 659억원으로 막았다.
지난해 상반기(5314억원 손실) 대비 투자손실 적자폭이 축소하며 반기 전체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4.5% 증가했다고 삼성생명 측은 강조했다.
다만 미래 수익의 원천인 CSM에서도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에 뒤졌다. 상반기 말 기준 삼성화재의 CSM은 12조6549억원, 삼성생명은 11조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말 대비 증가폭은 삼성화재(3.7%)보다 삼성생명(10.8%)이 더 컸지만 애초에 총량 자체가 삼성화재가 더 큰 영향이다.
장기 상품이 많은 생명보험 특성상 CSM 상각률이 낮고, 고금리 역마진 우려가 있는 저축성 상품 판매 비중이 손보사 대비 높은 영향으로 분석됐다.▷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②금융당국 '보수적' 지침, 보험사 지표 '흔들'(6월10일)
이와 관련 삼성생명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우량 법인보험대리점(GA)을 인수해 종신·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신계약을 늘려 CSM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