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중심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금융시스템의 근본적 문제로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성을 꼽으며 부채중심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부채 대응은 단순히 절대 규모 감축이 아닌 실물경제와 연계 아래 적정 수준으로 안정화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김병환 위원장은 5일 금융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거시·금융전문가들과 함께 △가계부채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2금융권 건전성 문제 등 4대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주요국 통화정책과 미국 경기 전망, 국내 부동산 시장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지난 수년간 흐름에서 큰 변화를 보이는 변곡점에 있는 만큼 시장 리스크에 대한 강화된 점검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부터 누적된 4대 리스크를 신속히 안정시키는 동시에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취임 전부터 강조했던 부채중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근본적 요인으로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성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작년 말 국내 민간부채(가계+기업)는 4959조원으로 GDP의 206.5%이다.
김 위원장은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부동산 시장 상황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여건, 경제 전반 거시건전성 등 상호 연관된 경제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종합적으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부채 문제는 단기간 해결이 어려운 만큼 긴 시계에서 연착륙을 도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대응 방안으로 김 위원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응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가계부채의 경우 스트레스 DSR 2·3단계 추진과 DSR 범위 확대 등 DSR 중심 관리체계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금융위는 오는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DSR 산정 시 대출금리에 더해지는 스트레스 금리는 0.75%로 상향 조정된다.
아울러 금융위가 올초 업무보고에서 전세대출을 DSR에 포함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사안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PF와 관련해선 사업장별 평가를 기초로 사업성에 기반한 관리를 진행하고 소상공인 부채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지원을 강조했다. 2금융권 건전성은 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 등 선제적 관리를 통한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과 함께 제시한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금융 구조 전환을 위해 밸류업 등 당면한 정책 과제 추진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구체적으로는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밸류업을 내실있게 추진하고, 규제개혁을 병행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PF는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부동산으로 자금 쏠림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응책과 함께 부채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 금융 구조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책금융은 민간 모험자본 유인 역할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김병환 위원장은 "부채 대응은 절대 규모의 감축이 아닌 실물경제와의 연계 아래 부채를 적정수준으로 안정화하는 것"이라며 "부채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협력해 채무부담을 조정하고 재기를 지원하는 한편 서민금융 지원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