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BNK금융지주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대출성장률이 은행권 중에서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경기 침체 및 건전성 우려에 기업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대출 성장률 조정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비율은 상승했다. 이에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발표한 주주환원책 이행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부산·경남은행만 대출 역성장…왜?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대비 각각 0.6%, 0.3% 줄어들었다.
기업대출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전분기 대비 각각 1.1%, 0.7% 줄어들었다.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0.3%, 1.7% 증가했지만, 가계대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각각 0.2%,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대출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지방은행 중에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유일하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2분기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대비 각각 1.4%, 2.2% 늘어났고, iM뱅크는 2.4%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성장이 부진했던 것은 지역 부동산 침체 등 지역 경기 부진으로 대출 확대가 쉽지 않았던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기존 대출에 대한 부실 위험이 커지자 성장 대신 안정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말 BNK금융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2%로 전분기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또한 0.94%로 전분기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75%로 지난 분기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또한 0.67%로 전분기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3%로 전분기대비 0.03%포인트 하락했고, 연체율은 0.45%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부산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중도금이나 집단대출 상환이 많이 일어나면서 신규 영업을 많이 해야만 작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역 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 대출 총량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 금리 경쟁 등을 통해 대출 확대에 나서겠지만 성장에 힘을 쏟기에 시장 또한 부응하지 않았던 상황"라며 "상반기에는 성장 대신 안정을 기하자는 전략이 있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본'은 지켰다…주주환원 기대감 커져
이처럼 대출 속도 조정이 이뤄지면서 지난 2분기 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0.1% 감소한 7391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PF 정상화 방안에 따른 충당금 적립까지 이어지면서 2분기 당기순이익은 254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5% 줄어들었다.
다만 이와 반대로 주주환원 기대감은 오히려 커진 모습이다. 대출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통상 대출이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도 함께 늘어나는데, 이는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BNK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 2분기 이들 은행들의 대출 성장률이 하락한 영향으로 전년 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분기 말 BNK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76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통주자본비율도 12.16%로 전분기보다 0.16% 상승하는 등 개선됐다. 여기에 BNK금융이 지난 2분기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년 전 목표로 삼은 보통주자본비율 13.5%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커진 모양새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보통주자본비율이 12%를 넘어섰는데 이 수치가 안정적으로 이어진다면 시중은행이 주주환원을 위해 설정한 목표 보통주자본비율(13%)보다는 조금 낮게 설정하는 것도 무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NK금융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지난해 2배 수준인 200원의 중간배당 및 상반기 자사주 매입분 130억원 소각,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또 오는 10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