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이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은 전면 교체했다. 그룹 핵심인 NH농협은행을 이끌 적임자로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등 보험사 수장도 새 인물로 바꾼다.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준수해 CEO(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진행했고 후보자 인터뷰 시 은행 임원추천위원장이 참석해 의견을 제출하는 등 절차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신임 농협은행장에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추천했다고 20일 밝혔다.
강태영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취임 시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정진완 우리은행장(1968년생) 다음으로 젊다. 진주 대아고와 건국대를 졸업하고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은행 서울강북사업부장과 DT부문 부행장 등을 거쳐 NH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임추위는 강태영 내정자가 다년간 여신 관련 업무를 수행했고 인사부와 종합기획부 등 근무 경력과 일선 현장에서 오련 경험을 통해 기획력과 영업력을 갖춘 인재라고 평가했다. 특히 DT부문 부행장 재임 시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며 뱅킹 앱을 그룹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데 일조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농협은행이 내년에 디지털 혁신 주도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어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강 내정자가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마케팅을 적극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빈번히 발생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리더십을 갖춘 강 내정자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농협은행을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 대표이사에는 박병희 현 농협생명 부사장을 추천했다. 박병희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1994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지역 기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농협생명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을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시키는 등 영업 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금리 인하로 투자수익률 하락, 보험부채 증가 등 농협생명 손익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박 내정자의 영업능력으로 본원적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농협생명 전략 방향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농협생명 출범 후 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첫 사례라 직원 사기진작과 인적 경쟁력 강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도 송춘수 현 농협손해보험 부사장이 내정됐다. 송춘수 내정자는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손보 마케팅전략본부장과 법인영업부장을 거쳐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보험 분야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농협손보 상품고객본부와 농업보험본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실무형 CEO라는 점을 인정 받았다. 보험업계가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직면했고 보험 관련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전문성을 갖춘 송 내정자가 내실을 다질 적임자라는 게 임추위 설명이다.
NH농협캐피탈 대표 자리에는 장종환 현 농협중앙회 상무를 추천했다. 장 내정자는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애 지주 홍보부장과 농협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문장을 거쳐 현재 중앙회 상호금융 사업지원본부장으로 재임 중이다.
장 내정자가 상호금융본부장으로 800조의 여·수신 관리 경험이 있어 농협캐피탈 성장을 이끌 인물이라는 평가다.
NH벤처투자 대표는 김현진 현 대표 연임을 추천했다. 김 대표가 20년 이상 ICT와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경험이 많은 VC(벤처캐피탈) 전문가인 만큼 연임을 통해 사업 연속성을 유지하고 일관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한편 이날 임추위에선 일신상 사우료 사임의사를 밝힌 NH저축은행 후임자 추천도 이뤄졌다. 김장섭 현 농협생명 부사장이 NH저축은행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김 내정자는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금융지주 경영지원부장과 중앙회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장, 농협생명 자산운용 부사장 등을 경험한 정통 금융맨이라는 평가다.
추천된 후보자들은 이달 중 해당 회사별 임추위 혹은 이사회에서 자격 검증과 심사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2026년 12월31일까지다.
한편 농협금융은 이번 임추위는 감독당국이 시행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준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은행장은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지난 9월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며 "은행 임추위 역할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은행 임추위에 후보권 현황을 제공하고 후보를 추전받았고, 후보자 인터뷰 시 은행 임추위원장이 참석해 의견을 제출하는 등 절차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