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국제기준에 없는 '해약환급금 준비금'…김철주 회장 "제도개선 건의"

  • 2025.02.12(수) 16:12

생보업계 지급여력비율 하락…건전성 관리 부담
생보협회 "IFRS17 관련 제도 합리적 개선 필요"
판매수수료 개편 관련 설명회…가이드라인 마련

생명보험협회가 올해 새회계기준(IFRS17) 제도 도입으로 야기된 생명보험사의 건전성 문제와 관련,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판매수수료 개편방안이 안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논의하고 생보사의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1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IFRS17으로 도입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생보사들의 배당 여력이 과도하게 제한을 받는 등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행 준비금 제도의 적립 예산 규모 등 중장기 역량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1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과 생명보험사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생명보험협회 제공

경과조치 중도신청·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

생보협회는 생명보험사의 새회계제도(IFRS17)‧지급여력(K-ICS·킥스)제도의 연착륙을 지원하고 유동성‧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킥스 비율과 관련해서는 금리위험액 등 일부 경과조치에 대해 중도 신청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과조치는 IFRS17 도입 시 보험사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도입했다. 킥스 시행 이전에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은 전체 요구자본의 15%까지 경과 기간 보험사의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한도 초과분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또 책임준비금 증가분도 점진적으로 인식돼 이를 가용자본에서 일시에 차감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차감할 수 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은 도입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배당 등 밸류업 정책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보험사의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대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현행 대비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오는 2029년에는 킥스 비율 권고치 수준 150%인 보험사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회원사 입장에서는 제도가 완화되긴 했으나, 킥스 비율은 내려갈테고 수혜받는 회사는 더 적어져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며 "해약환급금 준비제도는 국제기준에 없는 제도라는 이야기가 많아 해외 사례를 더욱 들여다보고 가입자 보호 등을 균형있게 분석해 당국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준 기획조정부장은 "IFRS17 도입 이후 체결되는 신계약 등으로 인해 준비금 적립규모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며 "현재는 생보사 중 13개사 정도가 준비금을 적립하고 있는 수준인데, 앞으로 전체 생보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보니 중기적으로는 적립 규모가 어느 정도 될 것인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느 수준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할지 틀을 만들어 건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금리하락기에 생보사의 재정 부담을 키우는 보험부채 할인율과 관련해서는 해외 선진사례를 참고해 국내 상황에 적합한 적용방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다. 공동재보험, 계약재매입 등 보험부채의 구조개선을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1200%룰' 의견 수렴·안착 지원

협회는 또 보험개혁회의 논의를 통해 마련된 판매수수료 개편방안이 시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법규개정 및 실무기준 마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제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개편방안은 앞으로 '1200%룰(첫해 설계사 지급 수수료를 최대 12개월 치 보험료 이내로 제한)'을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지급 시에도 적용토록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보험 판매 대가로 보험사들이 판매채널에 지급하는 유지·관리 수수료가 3~7년간 분할지급되고, 보험사 자율로 책정할 수 있는 상품별 계약관리비용을 선지급 수수료 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GA 소속 설계사들이 규제 울타리 밖에 있어 1200%룰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추가로 내놓은 개선 방안이다. 금융당국이 첫해 설계사 지급 수수료를 제한해 보험 판매수수료가 단기적으로 감소하는 방안을 내놓자 GA협회는 판매수수료 일부를 떼 운영하는 GA들의 존속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는 판매수수료 개편과 관련 올해 1분기 이해관계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고 보험사·GA 실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금융당국 주도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실제 세세한 관련 내용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협회도 TF에서 회원사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GA에서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업계도 그 개편 방향에 대해서 100%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협회도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의견을 개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탁·요양 사업 규제 완화 추진

이 밖에도 협회는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꾀할 방침이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소비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신탁대상 △수익자범위 △권유자격 관련 규제를 개선한다. 특히 신탁 본연의 자산관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재산신탁 관련 규제 개선과 함께 치매신탁 등 생명보험과 연계된 신탁상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초고령시대에 적합한 연금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장기수령 시 세제혜택 확대, 사망보험금 유동화 등을 추진한다. 이에 더해 보험사의 요양·실버주택 사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보험-요양 융복합서비스 제공 등 노인돌봄 서비스의 체계적인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감독당국과 유관기관 교류를 확대해 생보사의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김철주 회장은 "대내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냉철한 상황인식과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사석위호(射石爲虎)의 자세로 임한다면 생보산업을 둘러싼 도전적 환경이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