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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쿠쿠 ‘장자’ 구본학 대표, 11억→1700억 ‘마법’

  • 2022.07.12(화) 07:10

[중견기업 진단] 쿠쿠②
‘옛 쿠쿠㈜’ 구자신 창업주 두 아들 소유
쿠쿠전자, 쿠쿠산업 지배…위상도 막강
구본학·본진 형제, 배당 수익도 380억

1999년 8월, ‘쿠쿠㈜’가 출범했다. LG전자의 전기밥솥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납품업체로 출발했던 주방·생활가전 중견기업 쿠쿠가 독자 브랜드 ‘쿠쿠(CUCKOO)’를 출시한지 1년 뒤다. 

법인이 만들어진 때는 1990년 7월로 한참 전이지만 쿠쿠 출시 이후 처음으로 사명에 브랜드명을 갖다 쓴 계열사다. 2002년 6월에 가서는 다시 간판을 바꿔 달았는데, 옛 ‘쿠쿠홈시스’다.  

옛 쿠쿠㈜, 구본학 53% vs 구본진 47%

당시 쿠쿠홈시스는 옛 쿠쿠전자(현 쿠쿠홀딩스)가 만든 전기압력밥솥 ‘쿠쿠’의 판매를 맡아하던 법인이다. 쿠쿠가 출시 1년 만에 대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로 치고 올라갔던 시기다. 묘하게도 쿠쿠홈시스가 2세 승계와 맞물려 존재감 있는 계열사로 비춰지기 시작한 것도 2000년대 들어설 무렵이었다. 

먼저, 2000년 주주명부에 쿠쿠 창업주의 2세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구자신(81) 회장의 두 아들 중 장남 구본학(52) 현 쿠쿠전자·쿠쿠홈시스 대표다.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일리노이 대학원 회계학과 출신으로 미국 회계법인을 거쳐 1995년 쿠쿠전자에 입사, 한창 경영수업 단계를 밟아나가던 때다.  

2003년에 가서는 주주의 윤곽 더욱 뚜렷해진다. 구 대표가 1대주주로서 지분 53%를 소유했다. 이외 47%는 동생 구본진(48)씨 몫이었다. 쿠쿠홈시스의 당시 자본금은 20억원이다. 양대 주주인 2세 형제가 보유지분에 들인 자금이 각각 11억원, 9억원 정도였다는 뜻이다. 반면 형제는 밥솥 제조법인 쿠쿠전자의 주식은 단 한 주도 없었다. 

게다가 쿠쿠홈시스가 계열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막중했다. 쿠쿠 3개 주요 계열사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었다. 쿠쿠전자의 1대주주였다. 지분도 2000년 27.1%에서 2006년에는 44.9%나 됐다. 밥솥 부품업체 옛 쿠쿠산업(현 엔탑) 또한 59%를 갖고 있었다. 쿠쿠홈시스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준비된 계열사라는 방증이다. 

2012년 합병 때 주식 3170억 위력

탄탄대로였다. 쿠쿠 밥솥이 2000년대 중반부터 70%를 장악하며 질주를 이어가던 터라 쿠쿠전자는 물론 쿠쿠홈시스 또한 거침없이 성장했다. 2009년 말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렌탈시장에 뛰어들어 몸집은 커질 대로 커졌다. 

2000~2011년 쿠쿠전자의 매출이 799억원→2700억원(별도기준)으로 성장하는 동안 쿠쿠홈시스는 708억원에서 3770억원으로 불었다.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로는 매년 예외 없이 200억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주인인 2세 형제들에게는 배당수익이 쏟아졌다. 쿠쿠홈시스는 2003~2011년 매년 예외 없이 배당금을 풀었다. 액수로는 적게는 30억원, 많게는 80억원 총 380억원에 달했다. 구 대표는 201억원을 손에 쥐었다. 동생도 179억원을 챙겼다. 

주식가치 역시 뛸 대로 뛰었다. 2012년 11월 형제가 받아든 지분가치가 각각 1680억원, 1490억원 도합 3170억원에 달했다. 주당 79만3000원이다. 액면가(5000원)의 160배다. 이는 쿠쿠전자 합병을 지렛대로 한 대물림, 특히 ‘장자(長子) 승계’의 퍼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위력을 발휘했다. (☞ [거버넌스워치] 쿠쿠 ③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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