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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오텍캐리어, 2세 회사의 에프디시스 완전잠식된 ‘진앙지’

  • 2024.04.24(수) 07:10

오텍그룹②
오너 강성희 두 아들→SH글로발→에프디시스
매출 5년새 반토막…결손금 120억원
오텍캐리어 매출 1080억→490억 ‘뚝’

‘캐리어(Carrier) 에어컨’으로 잘 알려진 오텍캐리어㈜는 오텍그룹의 중추다. 동시에 창업주이자 오너인 강성희(69) 회장의 2세 회사를 키우는 데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기대와는 딴판이다. 오텍캐리어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장남 강신욱(39) 오텍그룹 미래전략본부 전무와 차남 강신형(37) 상무가 지배주주인 에스에이치글로발→에프디시스 계열의 동반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재무수치들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텍그룹 주요 계열 지배구조

중추 오텍캐리어 3년간 순익적자 420억

오텍캐리어는 가정용 및 상업용 냉난방기기, 산업용 에어컨, 공조기기 업체다. 삼성전자·LG전자·위니아와 더불어 국내 에어컨 제조사 ‘빅4 중 하나다. 2011년 1월 오텍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 편입했다. 현재 모태기업인 ㈜오텍이 지분 80.1%를 소유 중이다. 

오텍캐리어가 오텍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작년 매출(연결)이 5500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오텍 연결 9600억원)의 57.3%에 이를 정도로 주력 중의 주력사다. 

반면 작년에 영업손실 5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231억원에 비해 손실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2년 연속 적자다. 2019년 영업이익 274억원을 찍은 이듬해 4억원으로 내리꽂힌 뒤 좀처럼 반전 기회를 못잡고 있다.  

순이익이라고 나을 리 없다. 7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1년 13억원, 2022년 333억원에 이어 3년째 적자다. ‘코로나19’에다 장기간 소비심리 악화와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텍캐리어의 경영 악화가 강 회장 2세들의 회사로 전이(轉移)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아들이 공동 최대주주(이하 보통주 기준 각각 40%)로 있는 SH글로발의 계열사(50.3%) 에프디시스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데 기인한다.     

오텍캐리어 재무실적

‘캐리어’가 매출 밀어주던 에프디시스 직격탄

에프디시스는 2000년 4월 한국터치스크린으로 설립된 뒤 2007년 7월 오텍그룹에 편입된 업체다. 현재 냉동냉장설비, 냉난방기기, 공기정화 부품 및 보안기기 제조사업을 하고 있다. 전국에 8개 센터를 두고 오텍그룹의 물류도 담당하고 있다. 

사업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오텍캐리어가 매출을 밀어준 덕분에 한 때 잘 나갔던 곳이다. 단적으로 에프디시스는 2018년 1320억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영업이익으로 24억원을 벌어들인 적이 있다. 당시 매출 중 1076억원(비중 81.9%)이 오텍캐리어로부터 나왔다.  

반면 에프디시스는 지난해 매출(별도기준)이 679억원에 머물렀다. 5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무엇보다 오텍캐리어의 실적부진이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오텍캐리어 매출이 줄곧 축소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작년에는 486억원(71.6%)밖에 안됐다. 

수익성이 좋을 리 없다. 에프디시스는 작년에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전 4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16배로 불어난 액수다. 순손실은 100억원으로 전년 21억원에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결손금이 117억원으로 불어났다. 급기야 부채(397억원)가 자산(354억원) 보다 44억원 많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즉, 오텍캐리어 매출 축소가 에프디시스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곧 강 회장 2세 개인회사이자 에프디시스의 모회사인 SH글로발이 에프디시스 지분법손실로 인해 작년 말 결손금 30억원에 9.4%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게 된 주된 이유다. 

결국 향후 오텍그룹 2대 승계의 지렛대로서 활용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SH글로발→에프디시스 계열을 키우는 작업은 오텍캐리어라는 암초를 만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에프디시스 재무실적
에프디시스, 오텍캐리어 매출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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