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볼펜 ‘모나미 153’으로 잘 알려진 중견 종합문구업체 모나미(MONAMI)의 오너 3세가 본격적으로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나미가 ‘쓴 맛’을 봤던 사업이다. 향후 가업 승계를 위한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을지 진화 과정이 주목거리다.
㈜모나미 계열 벗어난 엠씨랩의 정체
㈜모나미는 올 들어 재무제표 상에 ‘엠씨랩’이란 회사를 줄곧 특수관계자로 분류해 놓고 있다. 올해 2월 설립된 업체로, 본점 또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의 모나미 사옥에 위치한다.
대표가 초창기부터 줄곧 송재화(37) ㈜모나미 상무(생산기획 총괄)다. 모나미 창업주 고(故) 송삼석(1928~2022)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송하경(65) 현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이다. 이외에 사내이사 1명을 포함해 2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
현 자본금은 1억3000만원이다. 반면 모나미 계열과 출자 관계로 엮여있지 않다. 모체이자 사업 중추사인 ㈜모나미를 정점으로 항소·플라맥스 등 8개사(국내 5개·해외 3개)로 이뤄진 ㈜모나미 계열에서 벗어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소유주 또한 송 상무일 가능성이 높다.
교육업체다. 인문학과 미술을 융합한 교육 브랜드 ‘모나르떼(MONARTE)’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는 ㈜모나미가 2017년 4월 설립한 콘텐츠 연구기관 모나르떼연구소에서 론칭한 초등생 대상 프로그램이다.
㈜모나미, 수익악화로 4년 전 법인 청산
㈜모나미는 2019년 1월에 가서는 전문성과 효율성 강화를 위해 별도법인 모나미교육법인모나르떼㈜로 분리했다. 자금은 ㈜모나미가 댔다. 15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소유했다. 즉, 자회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교육사업을 벌인 셈이다.
신통치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2019~2020년 매출이 2억원, 4억원에 불과했다. 순익은 6억, 9억원 적자가 이어졌다. 자본금을 거의 다 까먹었다. 2020년 12월 폐업했다. 결국 법인 청산 뒤에는 ㈜모나미가 한 사업부문으로 모나르떼를 운영해왔다.
따라서 모나미가 실패했던 모나르떼 사업을 올 들어 엠씨랩 설립과 함께 넘기고 유력 후계자인 송 상무가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엠씨랩 외에 현재 ㈜모나미 계열 중 송 상무가 대표로 활동하는 곳은 없다. 바꿔 말하면 성장 여부에 따라 향후 경영권 승계의 지렛대로서 활용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편 ㈜모나미는 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있는 관계사가 하나 더 있다. 티펙스(T-Pex)다. 이 역시 송 상무가 1대주주다. 기업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송 상무의 소유지분이 50%다. 사내이사직도 가지고 있다. 이외 모친 홍의숙(64)씨가 49.5%다.
물류업체다. ㈜모나미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기업가치를 불려가는 곳이기도 하다. ㈜모나미가 작년에 티펙스에 물류용역 대가 등으로 지급한 액수가 48억원이다. 올 1~9월에도 38억원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