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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경동제약 2대 오너 류기성이 허투루 볼 수 없는 세 누이

  • 2025.06.02(월) 07:10

[중견기업 진단] 경동제약④
류기성 지분 17.5% vs 세 누이 영향권 14.0%
‘알피에이치’도 소유…1대주주 맏누이 류기연
2019년 기점 경동제약과 밀착…의약품 도매업

작년 11월부터 중견제약사 경동제약 주식을 야금야금 사모으고 있는 친족사가 하나 있다. 알피에이치(RPH)코리아(이하 ‘알피에이치’)다. 한데, 이곳이 경동제약 경영에는 일찍부터 담을 쌓고 지낸 류덕희(87) 창업주 세 딸들의 활동무대이기도 하다. 

비록 류 명예회장의 1남3녀 중 늦둥이 아들 류기성(43) 부회장이 ‘광속 승계’ 통해 경영권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세 누이는 결코 허투루 볼 수 없는 존재다. 경동제약 오너 지배구조를 얘기하면서 ‘우먼파워’를 빼놓고 갈 수 없다.    

경동제약 지배구조

2대주주 송촌재단 이사장직 맏딸이 승계

경동제약은 류(柳)씨 오너 일가의 주식 분산·소유를 특징으로 한다. 최대주주인 류 부회장 17.51% 외에도 류 창업주(1.24%)를 비롯해 일가 42명이 18.05%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장학재단 송촌재단 등 관계사 5곳 9.54%를 합해 45.10%로 대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일가 중 이 명예회장의 세 딸 몫 역시 유달리 적잖다. 2019년 9월 류 창업주가 당시 지분 10.1% 중 3분의 2가 넘는 7.16%를 류 부회장에게 증여해 지분 승계를 사실상 매듭지었지만 그간 틈틈이 딸과 사위, 외손주들에게 개인 주식을 물려준 게 주된 이유다. 

맏딸 류기연(55)씨가 2.22%를 소유 중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현 경동제약 2대주주 송촌재단 소유의 4.96% 또한 류기연씨 지배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버넌스워치] 경동제약 ②편’에서 언급했지만, 2021년 6월 류 창업주가 경영 2선으로 퇴진하고 류기성 체제로 전환할 무렵인 그 해 11월 송천재단 이사장직은 장녀에게 넘겨줘서다. 

차녀 류연경(53)씨는 1.79%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자녀 심예진(23) 0.64%, 심혜린(18) 0.68%를 합하면 3.11%다. 막내딸 류효남(52)씨는 개인 1.25%와 남편 신승훈(56)씨 0.63%, 쌍둥이 자녀 신혜진(25)·신재희(25) 각 0.58%를 포함해 3.04%를 보유 중이다. 

뿐만 아니다. 알피에이치까지 합하면 류 창업주 세 딸들의 영향권에 있는 경동제약 지분이 14.01%나 된다. 알피에이치가 2010년 4월 주주로 등장한 이래 작년 말부터 올 4월초까지 장내에서 5억원가량에 0.29%를 매입해 현재 0.69%를 보유 중으로, 창업주가 사실상 딸들 몫으로 떼준 회사여서다.  

경동제약 최대주주

세자매, 대표·이사·감사로 저마다 한 자리

알피에이치는 1996년 6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된 건강식품 판매업체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류 명예회장이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을 챙겼고, 경동제약이 출자해 지분 9%를 보유했다. 

1999년 6월 대표가 바뀌었다. 후임이 이화여대 특수교육학 석사 출신의 장녀 류기연씨다. 29살 때다. 류 부회장의 경동제약 입사 시기가 2006년 11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한참 앞서 류 창업주가 맏딸에게 알피에이치를 맡겼다고 할 수 있다. 이어 2014년 3월에는 류연경씨가 이사회에 진입했고, 2020년 3월에는 류효남씨가 감사로 합류했다.

(참고로 알피에이치 현 이사진은 3명으로, 나머지 한 명은 2017년 3월 선임된 의약품 도매업체 제이씨헬스케어의 정원희(43) 부회장이다. 류 창업주의 매제 정상욱(76) JC헬스케어 회장의 아들이다.)

분명 이례적인 모습이다. 모태사인 경동제약에는 등기임원으로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린 적 없는 세자매가 알피에이치에서 만큼은 대표, 사내이사, 감사로서 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어서다. 

최대주주 또한 류기연 대표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2010년 4월부터 줄곧 이랬다. 지분도 현 자본금 13억원의 42.08%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외 주주들은 확인되지 않지만 현 경영구도상 류연경씨, 류효남씨 역시 대주주일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결국 알피에이치가 세자매의 개인회사라는 의미다. 

게다가 알피에이치는 점점 기업 볼륨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동제약 주식 매입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 총자산(2024년 말) 151억원에 자기자본이 125억원에 이른다. 2018년 말 38억원에서 4배 불어난 수치다. 재무실적은 파악되지 않지만, 벌이가 좋다는 방증이다. 

경동제약과의 내부거래가 한 몫 하는 것일 수 있다. 경동제약은 2019년부터 알피에이치로부터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 알피에이치가 2019년 1월 기존 ‘케이디코머스’에서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시기와 일치한다. 또한 41억원을 시작으로 최근 3년간은 70억원대다. 바꿔 말하면 알피에이치가 이제는 경동제약과 밀착해 의약품 도매영업을 한다는 얘기가 된다. 

알피에이치코리아 기업 현황 및 경동제약 매입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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