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표 페인트’로 잘 알려진 중견 정밀화학그룹 노루(NOROO)의 경영구조에서 오너 ‘절친’의 존재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주사뿐만 아니라 2년여 만에 다시 간판 계열사의 대표 자리를 꿰찼다.
오너 父子와 절친 3人 경영체제 더욱 공고
27일 노루페인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조성국(65)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김용기(69) 부회장이 신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노루그룹 지주사인 노루홀딩스와 핵심 계열사인 노루페인트의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오너 한영재(69) 회장의 친구이자 최측근이다. 1955년생 동갑에 경기고 69회 동창, 연세대 경영학과 73학번 동기다. 동신에스엔티, 한국지엠디 등을 거쳐 2010년 3월~2015년 4월 한국토지신탁 사장을 지냈다.
노루그룹에 영입된 때는 한토신에서 퇴임한 직후인 2015년 10월이다. 앞서 노루가 신사업인 농생명 분야 진출을 위해 2014년 1월 설립한 노루기반(현 기반테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으며 경영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3월 노루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한 회장과 함께 8년째 홀딩스 각자대표이자 공동 이사회의장직을 가지고 있다. 이어 2018년 3월에는 한 회장의 뒤를 이어 노루페인트 각자대표로도 선임돼 2022년 3월까지 활동했다.
김 부회장으로서는 2년여 만에 단독대표로 노루페인트에 복귀하는 셈이다. 한 회장이 친구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바꿔 말하면 노루그룹의 경영구조가 오너와 후계자, 절친 중심의 3인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의미도 갖는다.
38살 후계자도 지주사 & 주력사 이사회 멤버
노루홀딩스는 이사회가 5명(사내 3명·사외 2명)이다. 한 회장과 김 부회장 외에 사내이사 1명은 한원석(38) 업무부총괄 부사장이다. 고(故) 한정대 노루그룹 창업주의 장손이자 한 회장의 1남1녀(경원·원석) 중 장남이다.
31살 때인 2017년 3월에 이미 이사회에 합류했다. 미국 센터너리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14년 노루홀딩스에 입사한 뒤 사업전략부문장(상무보)을 거처 2017년 11월 업무부총괄 전무로 승진한 무렵이다.
즉, 노루그룹 컨트롤타워인 노루홀딩스의 경우 사주(社主)와 차기 오너, 고교·대학 동기 3명이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며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결정 권한을 쥐고 있다는 뜻이다.
한 부사장은 노루페인트 7명(사내 5명․사외 2명)의 이사진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20년 3월 선임됐다. 한 회장을 비롯한 3명의 지주사 사내이사진이 주력 사업자회사인 노루페인트에서도 5년째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한 회장 등이 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계열사가 적잖다. 한 회장은 노루홀딩스, 노루페인트를 비롯해 7개사다. 한 부사장은 3개 해외법인을 포함해 12개사다. 김 부회장은 5개사를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