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명운을 걸고 K-AI 기술 개발에 1500억원을 선 투자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국민의힘 서천호·임종득 의원 주관)에서 강구영 KAI 사장이 AI(인공지능) 파일럿 무인 전투기 파일럿 기술 'K-AI'에 대해 한 말이다. 그는 "1500억원은 KAI의 계속 사업 영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AI 전투기, 유인 전투기 비용의 10분의 1"
KAI가 명운을 건 AI 파일럿 기술은 전 세계 공중 전투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에 따르면 AI 파일럿 기술이 떠오르면서 천문학적 개발비가 투입되는 6세대 전투기 개발이 백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해군은 6세대 전투기 개발 비용을 70% 삭감했고, 영국은 6세대 유인 전투기 개발 예산에 대해 완전 재검토에 들어갔다. AI 파일럿 기술이 6세대 전투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개발비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서다.
미국, 일본, 영국 등은 이미 AI 기반 전투 체계 개발에 들어갔다.
미국은 미 공군 연구소 주도로 올해부터 전투기(F-16 Viper)에 AI를 탑재한 기술 실증과 무인전투기(CCA Incremnetel 1) 개발에 착수했다. 5년간 약 80조원을 투자해 AI 무인 전투기를 확보할 방침이다.
미 공군은 AI 무인 전투기의 목표 생산 단가를 약 260억~4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향후엔 약 130억원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35 스텔스 전투기 한 대의 가격은 1300억원에 이른다.
일본의 미쓰비시는 AI 기반 무인기(FTB) 비행계획에 따라 전투기와 정찰형 무인기 실증에 나선다. 영국은 차세대 공중전투체계(G-CAP)에 적용될 AI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강구영 사장은 "AI 전투기는 기존 유인 전투기보다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고, 생존성과 임무 성공률도 월등히 높다"며 "AI 기술이 미래 전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전 100승"
현재 KAI가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K-AI'는 △인지 지능 △비행 지능 △전투 지능으로 구성됐다. 전장 상황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기능이다.
KAI는 소형 무인기에 이 기술을 탑재해 성공적인 비행 시험을 완료했고, 2030년 완전 자율형 K-AI 개발이 목표다.
KAI의 K-AI 기술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게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Mobile Launcher) 와 같은 주요 표적을 식별하는 데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사장은 "K-AI는 현재 실제 조종사와 훈련을 하고 있으면 올해는 K-AI가 100전 100승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성신 KAI 연구실장은 "AI 기반 다영역 작전으로 지휘 통제센터에서 무인 정찰기와 공중 발사 군접 드론을 통한 공대공 제압과 정찰, 기만, 타격 등의 다층·다영역 작전 프로세스를 빠른 시일에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천호 의원은 "AI가 장착된 무인기 개발은 미래 전장 양상을 유인에서 무인 원격 조정과 자율 조정으로 전환시켰다"며 "무인기 기술은 세계적 흐름이기 때문에 반드시 AI 무인기 개발 완성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AI센터 KAI로 모아달라"
개발에 난관도 있다. 국회·ADD·KAI가 공통으로 꼽는 난관은 데이터 내셔널리즘이다.
김용덕 ADD 국방AI센터 6실장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데이터를 국가 자산으로 간주해 기술 이전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AI 기술을 핵 기술 급으로 격상해 사실상 AI 기술에 대한 데이터에 대한 기술의 외국 반출을 막았다.
강 사장은 "AI 시대를 맞아 연구센터가 대학과 기업 등에 다수 생겼지만, 테스트 베드가 없어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며 "KAI는 기술 개발을 위한 테스트 베드와 장비, 인력 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가 산재해 있는 AI 센터를 KAI로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