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최지훈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2022년 폴란드와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금액은 4조2000억여원. KAI는 작년 7~12월 FA-50GF 12대를 인도했고 나머지 36대는 성능이 개량된 FA-50PL로 제작 중으로 내년부터 2028년까지 납품된다. 지난 11일 경남 사천의 KAI 고정익 공장에서 만난 이명섭 항공기시스템기술1팀 부장에게 FA-50PL의 제작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KAI의 폴란드향 수출 물량인 FA-50PL의 가장 큰 특징은 무기체계다. FA-50PL은 기존 FA-50이 운용하던 AIM-9M 공대공 미사일 대신 AIM-9X를 도입했다. AIM-9X는 탐지 각도는 ±90도로 시야가 넓다. 기존 AIM-9M의 ±27도와 비교해 3배 이상 탐지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실전에서 조종사가 적기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아도 사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FA-50PL에는 GBU-38 JDAM(정밀 유도 폭탄)도 탑재됐다. 공중에서 땅으로 공격하는 공대지 능력이 향상된 것이다. 이 폭탄은 관성 항법 시스템(INS)을 결합해 ±5미터 이내의 오차로 목표를 타격한다. 기존 FA-50이 주로 사용하던 Mk-82 폭탄은 자유 낙하 방식으로 오차 범위가 수십 미터에 달했다.
정밀도도 향상됐다. HMD(헬멧 시현 디스플레이)을 도입, 조종사가 헬멧의 화면만으로 목표물을 확인하고 타격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폴란드 수출 모델 전까지는 조종사가 계기판을 보며 적기의 거리·속도·항로 등을 판단해 공격해야만 했었다.
전투기의 '눈'도 바뀌었다. FA-50PL은 기존 기계식 레이더에서 전자식 AESA 레이더로 업그레이드했다. AESA 레이더는 기존 기계식 레이더보다 3배 이상의 탐지 속도를 제공하며, 10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다.
FA-50PL 옆 생산라인에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000소티(출격) 달성 후 기체 점검을 받고 있었다. KF-21은 KAI가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담한 기체로 스텔스 성능 향상에 집중한 기체다. KAI 내부에서는 FA-50 경공격기와 함께 차세대 KAI 먹거리로 지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