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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500억 광고빨?…멀티밤 ‘가히’ 재기 신화의 실체

  • 2023.01.25(수) 07:10

[중견기업 진단] 코리아테크①
이동열 창업자, 유통가 ‘히트 제조기’ 명성
‘이영애 롤러’ 대박친 뒤 ‘NO재팬’ 직격탄
‘가히’로 재기 성공…‘숨은 조력자’도 한몫

화장품 론칭 1년반 만에 총판매량 1500만개. 당신은 화장품 브랜드 ‘가히’(KAHI)'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스틱형 멀티밤? 배우 김고은?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간접광고(PPL)? …. 그럴까봐 준비했다. 

‘가히’ 판매업체 코리아테크 창업자의 재기 신화에 가려진 지배구조를 들춰보면 얘기는 더 풍성해진다. 한 해 많게는 500억원에 달하는 ‘광고빨’ 외에도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조력자가 성공 비결에 감춰져 있어서다. 이제 ‘나 ’김고은 멀티밤‘ 좀 안다’고 자랑해도 좋다.  

이동열 코리아테크 창업자 겸 대표

종로 장사꾼에서 유통가 ‘히트 제조기’로 

뷰티·생활용품 유통업체 코리아테크의 창업자는 이동열(51) 현 대표다. 고교 2학년 때 학업을 그만뒀다. 서울 종로 세운상가로 나갔다. 좌판을 깔았다. 주방·생활용품을 팔았다. 세일즈 노하우가 몸에 배었다. 밑천 삼아 2003년 5월 코리아테크를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31살 때다.  

이스라엘 탄산수 제조기, 영국 주방세제, 독일 명품 옷걸이 등등. 초기에는 해외 유명 생활․가정용품을 하나 둘 들여와 유통했다. 잘 나갔고, 이내 기반을 잡았다. 설립 이듬해 7억원 남짓했던 매출은 2010년 100억원을 돌파했다. 창업 10년째인 2012년에는 200억원을 넘어섰다. 

촉이 왔다. 2013년 미용기기에 눈을 돌렸다. 일본 미용·헬스케어 업체 MTG와 국내 독점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얼굴 마사지 기기 ‘리파캐럿(ReFa CARAT)’을 론칭했다. ‘배우 이영애의 리파’로 유명한 제품이다. 2015년에는 ‘파오(PAO)’를 선보였다. ‘가수 싸이의 파오’로 알려진 얼굴 근육 운동기기다.  

적중했다. ‘이영애 리파’가 대박을 쳤다. 2017년 매출이 1480억원으로 뛰었다. 영업이익으로 무려 572억원을 벌었다. 이익률이 39%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2층~지상 6층 건물, 현 코리아테크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한 것도 이 무렵인 2017년 9월이다.  

성공 뒤에 보상이 없을 리 없다.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는, 코리아테크는 중간배당을 통해 2014~2015년 3억원 안팎에서 2016년 25억원, 2017년 50억원을 풀었다. 돈벌이가 좋아지니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당시 이 창업자의 소유지분은 99.25%. 사실상 1인 주주였다. 이 창업자에게 81억원 배당금 전액이 돌아갔다. 코리아테크의 현 자본금은 5억원. 이 대표가 창업 이래 출자금이라 해봐야 4억원 밖에 안된다. 

재작년 광고비 496억…전년의 7배

위기였다. 중국 사드(THAAD)발 무역 제재,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한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와 줄줄이 맞딱드렸다. 특히 2019년 일어난 ‘NO 재팬 운동’으로 직격탄을 맡았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산 제품 판매가 뚝 끊겼다. 

매출은 2019년 284억원으로 수직 하락했다. 2020년에는 139억원으로 추락했다. 불과 3년 만에 11분의 1 토막이 났다. 수익이 좋을 리 없다. 매년 흑자를 거른 적 없던 영업이익이 2019년 13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까지 이어졌다. 139억원으로 매출과 맞먹었다.    

승부수를 띄웠다. 2020년 4월 첫 독자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일명 ‘김고은 멀티밤’으로 유명한 ‘가히’다. 마케팅에 전보다 더 아낌없이 자금을 뿌렸다. 수치가 증명한다. 2021년 광고선전비가 496억원이다. 2014~2020년 적게는 16억원, 많아야 103억원이던 것에 비춰보면 어마무시한 액수다. 한 해 전(73억원)과 비교해도 7배에 해당한다.   

배우 김고은을 전속모델로 TV 광고를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홈쇼핑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PPL에 열을 올렸다. 작년에도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미국 팝스타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하는 등 드라마 PPL 하면 ‘가히’ 떠오를 정도가 됐다. 

먹혔다. 2021년 매출은 251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흑자 반전은 당연했다. 영업이익이 459억원이나 됐다. 이익률은 18%로 뛰었다. 다만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2017년(572억원)에 못미친 것은 그만큼 광고선전비 지출이 컸다는 방증이다. 

어찌됐든, ‘히트 제조기’ 이 창업자에게 쏟아졌던 물음표 세례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유통가에서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올랐다. 오너의 의사와 무관(?)하게 코리아테크를 놓고 ‘매각한다’, ‘상장한다’ 뭐다 해서 투자은행(IB) 업계가 달리 침을 흘리는 게 아니다. 

이쯤 되면 독자가 ‘손품만 팔면 차고 넘치는 가히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 또 장광하게 늘어놓냐’ 한 소리 할 수 있겠다. 설마, 이 얘기 하자고 ‘썰’ 풀었을까. 필자처럼 듣도 보도 못한 이들을 위한 배려일 뿐이다.

기획 ‘[거버넌스워치] 중견기업 진단’에서 다루게 된 이유지만, 이제 유명 모델과 PPL을 앞세운 ‘광고빨’ 전략과 더불어 이 창업자가 재기에 성공하는 데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숨은 조력자’를 만날 차례다. (▶ [거버넌스워치] 코리아테크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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