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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오너 김웅기, 지주·주력사 이사회 동시 퇴진

  • 2024.09.30(월) 07:10

[중견기업 진단] 글로벌세아①
2007년부터 공격적 M&A 자산 6조 재계 70위
순차입금 1.7조 재무악화…세아STX 법정관리行
차녀 김진아 경영 최일선에…代물림 빨라지나

성공신화가 갈수록 빛이 바래고 있다. 빚은 점점 불어나고 있고, 벌이는 3년째 뒷걸음질이다. 야심차게 인수합병(M&A)한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의류 제조·수출업체로 잘 알려진 글로벌세아(GLOBAL SAE-A)그룹이다. 때를 같이 해 창업주 김웅기(73) 회장이 지주사와 간판 계열사의 이사회에서 동시 퇴진했다. 차녀가 경영 최일선에 등장했다. 대(代)물림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

잘 나가던 재계 70위…빛 바래 가는 위상

김 회장은 충북 보은 출신이다. 전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섬유업체 충남방적 등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했다. 35살 때인 1986년 3월 의류 제조·수출업체 세아상역(世亞商易) 창업으로 이어졌다. 

1999년까지 사이판 등 6개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1999년 말 과테말라 공장 가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중미(中美)시장에 진출하며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로 급성장했다.

세아상역으로 성공을 거두자 2000년대 중반부터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에 뛰어들었다, 2007년 4월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던 패션업체 ㈜나산(현 인디에프)을 인수해 의류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업에 진출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2018년 8월 STX중공업 플랜트부문(현 세아STX엔테크), 2020년 1월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 태림포장과 원지 생산업체 태림페이퍼, 그 해 3월 수소충전소 업체 발맥스기술을 계열 편입했다. 2022년 12월에는 중견 건설사 쌍용건설을 사들였다. 

작년 4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5조원 이상 준(準)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편입된 이유다. 현재 자산(2023년 말 국내 계열사 개별자산 합계) 6조3700억원에 재계 순위 70위에 랭크하고 있다. 매출 5조870억원에 계열사는 71개(6월 말 국내 24개·해외 47개)사다.  

글로벌세아그룹 지배구조

엎친 데 덮친 격…주력 세아상역 벌이 1/3토막

잘 나가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이 예전 같지 않다. 글로벌세아㈜의 재무 수치가 잘 보여준다. 2015년 11월 모태 세아상역에서 본업인 의류부문을 떼어낸 뒤 출범한 지주회사다. 가족사 ㈜태범을 제외하고 그룹 핵심사업인 의류·제지·건설 분야의 세아상역, 태림페이퍼·태림포장, 쌍용건설 등 4개 주력사를 비롯해 총 22개 국내 계열사의 지배회사다. 

연결 영업이익이 2020년 2810억원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로 매년 예외 없이 감소하고 있다. 작년에는 1160억원에 머물렀다. 3년 전의 41.5%에 불과하다. 순익은 202억원 손실을 보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적자를 냈다.   

세아STX엔테크와 인디에프가 줄곧 적자를 내며 발목을 잡았다. 특히 환경·발전 분야의 화공설비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세아STX엔테크는 2021년 이후 3년간 순손실이 도합 1610억원에 달한다. 부채(1840억원)가 자산(552억원) 보다 무려 3배, 액수로 1290억원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급기야난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 중추사 세아상역마저 꺾였다. 작년 매출(별도) 1조82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1%(5180억원) 축소됐다. 2019년(1조8000억원) 수준으로 돌아갔다. 영업이익은 1770억원에서 622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 보다 못한 수치를 찾으려면 2017년(411억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재무건전성 악화는 예정된 수순이다. M&A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데다 수익성마저 신통찮아지면서 빚이 좀체 줄지 않고 있다. 외려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2009년 2180억원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확대일로다. 작년에는 1조7300억원(2조650억원-3320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253.4%에 이른다. 

글로벌세아 재무실적

오너 김웅기, 국내 계열사 등기이사 全無

김 창업주가 이런 와중에 지난 8월 지주사 글로벌세아㈜와 주력 중의 주력사 세아상역의 이사회에서 동시에 물러났다. 국내 계열사 중 이사진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게 됐다. 그룹 ‘넘버2’이자 2016년 1월부터 글로벌세아㈜ 단독대표로 활동해온 김기명(67) 부회장 또한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사실상 2선으로 후퇴했다.

대신에 김 회장의 2세가 경영 전면에 배치됐다. 미국 국적자인 김진아(Kim Jina·40) 그룹 총괄 부사장이 글로벌세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과 부인 김수남(66) 세아재단 이사장 사이의 세 딸 중 차녀다. 같은 시기 쌍용건설 부사장에서 승진한 심철식(61)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서 경영 총괄과 재무를 나눠 맡았다. 

막내딸은 김 회장으로부터 세아상역의 사내이사직을 그대로 물려받아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김세라(33) 부사장이다. 세아상역 전략기획총괄 전무에서 영업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 때다. 

김세연(42) 제이디링크(JD Link) 대표만이 예외다. 예나 지금이나 그룹 경영과는 담을 쌓은 채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아동복 패션․의류 및 부동산 중개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는 김 회장의 장녀다.    

김 창업주의 후계 0순위인 차녀가 결코 녹록치 않은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는 뜻인 동시에 2세 체제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회장의 유일한 계열사 주식이자 오너십 그 자체인 지주사 지분 84.8%에 대한 승계만 이뤄지면 마침표를 찍는다. 

글로벌세아그룹의 지배구조에서 2대 세습이 부쩍 주목받는 요즘, 세자매의 후계구도와  20년 전(前)부터 2세라는 이유로 계열사들을 전방위적으로 동원해 준비한 대(代)물림용 카드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려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②편으로 계속) 

세아상역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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