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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업계 지각변동…'한국 부진, 넥센 질주'

  • 2019.08.16(금) 17:01

[어닝 19·2Q] 타이어 리그테이블
한국, 수요 양극화 속 '어닝 쇼크'
넥센, 수출 호조로 가속…금호도 반짝 흑자

세계 완성차 업계의 판매 부진 속에 국내 타이어 업체들 사이에 실적이 요동치고 있다. 당장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과의 고부가제품 경쟁 틈바구니에서 수익성 부진이 깊어져 시장에 실망감을 주고 있다.

반면 '가성비'로 틈새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넥센타이어는 수익성을 국내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사업 외형으로도 2위 금호타이어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쾌조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조8982억원, 영업이익 1926억원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0.9% 늘었지만 영업익은 11.9%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6.6%로 작년 2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은 더 별로다. 3사 합산으로 매출 5조5707억원, 영업이익은 3668억원이었는데 매출은 0.03% 감소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12.3% 줄었다. 세계 시장에서 완성차 판매가 정체되면서 타이어 수요도 줄어드는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하지만 타이어 3사의 개별 실적을 들여다보면 올들어 크게 엇갈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의 위치나 사업 방식, 브랜드 전략 등에 따라 부침이 제각각이다.

글로벌 7위, 국내 1위 타이어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분기 매출 1조7406억원, 영업이익 10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1% 늘어난 것이지만 영업익은 43% 급감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10.9%였던 것이 올해 2분기 6.1%로 4.8%포인트나 떨어졌다.

시장도 부진을 우려했지만 그 이상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한국타이어가 원화 약세(환율 상승) 도움을 받아 적어도 영업이익 1500억원, 영업이익률 8%대는 지킬 걸로 봤다. 하지만 판매 물량이 전체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7.6%나 줄어들면서 실적이 더 곤두박질쳤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매출이 작년 2분기보다 9.7% 줄어든 2050억원, 중국은 16.4% 줄어든 1880억원에 그쳤다. 북미와 유럽도 각각 2.8%, 2.9% 감소한 4580억원, 574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와 중국은 완성차 판매 감소로 신차용타이어(OE) 판매가 줄어든 든 게 컸다. 교체용타이어(RE) 역시 시장수요 부진과 경쟁심화로 국내, 유럽, 북미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작년 4분기 편입한 독일 유통업체 '라이펜-뮬러(Reifen-Muller)'의 기여분을 빼면 매출 외형도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쉐린, 컨티넨탈, 피렐리 등 고급타이어 브랜드와 가성비로 승부하는 중저가 브랜드로 수요가 나뉘는 사이 적절한 판촉 대응점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하반기에는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인치 타이어 판매를 늘리고, 신규 유통방식을 개발하는 한편, 중저가 타이어 브랜드에 맞선 대응과 완성차 영업 확대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매출 규모로는 국내 3위인 넥센타이어는 지난 2분기 타이어 3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률은 10.1%로 한국타이어(10.7%)에 뒤졌지만 올 들어서는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분기 매출 5406억원, 영업이익 62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7.4%, 36.4%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대비 2.4%포인트 상승한 11.6%를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는 수출 확대에 더해, 한국공장 생산 비중이 74%로 높은 배경 때문에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 크게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분기 판매는 내수 시장에서 24.7%, 유럽 7.9% 늘었다. 북미 수출은 4.2% 감소했지만 환율이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 남정미 연구원은 "글로벌 타이어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넥센타이어는 주요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판매수량과 생산량을 유지했다"며 "북미시장 위주의 고인치 타이어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상반기 통틀어 매출 1조300억원을 기록하면서 2위 금호타이어와의 외형 격차를 1367억원으로 좁혔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격차는 3126억원이었다. 외형을 비율로 따지면 작년 상반기 금호의 75.8%에 그쳤지만 올해는 88.3%까지 근접한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10개 분기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것이 의미를 둘 만했다.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된 시점을 전후로 줄곧 적자를 냈지만 최근 비용절감과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분기 매출 617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2% 감소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12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린 것이다. 상반기 누계로 매출은 1조1667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이었다.

다만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회복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오랜만에 흑자를 보긴 했어도 아직 판매물량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는 매각 전후 대형거래선과 딜러들이 이탈한 여파가 있고, 중국에서도 더블스타와의 시너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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