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정부의 원전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다시 확인했다.
국내에서는 원전 수를 줄여나가고 있는 정부가 최근 미국과 손잡고 해외 원전 수출에는 힘쓰겠다고 하면서 '표리부동'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미국과의 협력을 계기로 정부의 원전 정책도 변화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문 장관은 검토할 부분은 있지만 단시일 내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8일 산업부 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나는 첫 공식적인 자리다.
간담회에서 주료 이야기 된 내용은 원전이다. 최근 한미정상회담 결과 한국과 미국은 서로 협력해 원전 수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가 입장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문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느냐는 질문에 단시일 내에는 없으리라는 답변을 남겼다. 또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두가지 숙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원전 기술을 유지해 나가는 문제다. 문 장관은 "우리나라 원전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해외 수출길을 뚫은 건 우리 원전 산업을 어떻게 유지할 것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해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숙제는 안전성이다. 문 장관은 "우리 원전이 물론 최대 안전하게 설계됐지만 자연재해나 인간의 실수로 사고 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원전이 인구가 많은 동남권 지역에 밀집돼있고, 최근 지진도 두 번 있는 등 과연 원전을 더 추가하는 게 맞느냐 하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두 가지 부분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있어야 과밀화된 원전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전에 문 장관은 대한 미국과의 협력에 대해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야 구체적인 내용을 도출할 수 있으리라고 설명했다.
문 장관은 "(미국과 원전에 대해 논의하는)채널을 장관급으로 격상했고 이를 통해 하반기에 이번에 합의한 해외진출 관련 협력 등 의제를 발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 상황이 확정되면 그때 다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수출을 추진하는 원전의 형태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문 장관은 "소형원전(SMR)이 우연찮게 한미 원전협력 발표 나는 시점에 같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며 "한미 원전협력이 소형원전으로 추진되는지는 구체적 말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량용 소형원전(i-SMR) 연구개발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술확보를 위한 노력이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