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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전환사채' 열풍…'양날의 검' 될까

  • 2021.06.23(수) 16:09

신약 연구개발‧시설 투자 등에 사용
주식가치 희석 등 리스크 주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줄줄이 전환사채(CB)에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전환사채는 기업이 이를 발행할 때는 보통의 회사채와 같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투자자가 주식전환권을 발동할 경우에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특성상 투자기관 및 기업이 CB를 발행해줌으로써 해당 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저히 낮은 전환가격이 전제될 경우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고 당초 운영목적과 다르게 자금이 사용되는 등 리스크도 존재한다.

유유제약‧팜젠사이언스 등 전환사채로 자금 조달

올 상반기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CB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단디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84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단디바이오사이언스는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넥스트사이언스의 자회사다. 단디바이오사이언스는 패혈증 신약, 치매 치료제와 치매 진단키트 등 임상시험에 조달한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유유제약도 지난 15일 3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유유제약은 해당 자금을 통해 안구건조증, 전립선비대증과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등 총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팜젠사이언스(구 우리들제약)도 지난달 3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부자재 매입, 회사 운영경비 등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체외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도 지난 4월 전환우선주(CPS)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00억원, CB로 500억원 등 총 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해외 및 국내 임상시험과 연구개발, 생산능력(CAPA) 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 전략적 투자 등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노믹트리는 지난 18일 혁신적인 체액 기반 암 조기진단 및 다중마커 동시진단 기술의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 옵토레인의 주식 약 50억원을 취득하기도 했다.

신약개발 전문기업 바이오리더스는 지난 2월 다수 투자기관으로부터 전환우선주(CPS) 100억원, 전환사채(CB) 130억원 등 총 23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는 자궁경부상피이형증, 자궁경부전암 적응증의 3상 임상연구 2개, 뒤센병 치료제 및 코로나19 치료제 2상 연구 등 파이프라인 후기 임상에 사용할 계획이다. 

신약 가치 인정 '호재'…낮은 전환가격 '악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CB에 나서는 것은 일반사채보다 이자율이 낮기 때문이다. 또 주식으로 전환시 부채를 줄이고 자본이 증가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반대로 투자기관 및 기업들은 보장된 원금에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신약 개발의 호재 여부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경우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진전 단계에 따라 기업가치가 증대되면 투자한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또 다수 투자기관이 대규모 CB를 발행했다는 것은 신약의 개발 성공 가능성 등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의 신약 개발이 진전되고 기업과 신약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해석해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한다. CB의 최저 조정가격을 현저히 낮게 책정할 경우다. 전환가격이 낮아질수록 투자사에 발행하는 주식수가 늘어나면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실제로 앞서 언급한 팜젠사이언스는 300억원의 CB를 발행하면서 공시를 통해 최저 전환가격을 500원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1만3300원의 최초 전환가격이 5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저 전환가격이 낮을수록 기존 주주들의 위험부담은 더 높아진다. 팜젠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은 전환가액을 500원까지 열어둠으로써 주가를 내리고 주식 수를 늘려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기사: [공시줍줍]팜젠사이언스, 전환가 최저 500원…CB 발행 의미(5월21일)
 
또 제약바이오 기업이 조달한 자금을 본래 목적이 아닌 자금 투자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에이치엘비그룹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수년간 끌어 모았다. 대부분은 리보세라닙의 간암, 대장암, 선낭암 등에 대한 임상에 사용하고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투자에 사용했다. 

그러다 지난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가 환매 중단사태를 빚으면서 에이치엘비가 해당 사모펀드에 4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주가는 하락했고 회사는 주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금을 불리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다만 파이프라인 임상에 우선 사용돼야 할 자금이 투자로 수년간 발목 잡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매출원이 없는 바이오기업들은 CB를 통해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의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진척 상황 등을 파악하면서 CB에 따른 기업 리스크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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