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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수소동맹]⑤포스코가 앞장 선 이유

  • 2021.09.24(금) 07:40

국내 온실가스 배출 1위…작년 7560만톤
2050년 수소 생산 500만톤-매출 30조 목표
핵심은 '용광로→전기로' 수소환원제철

수소사회가 순식간에 다가왔다. 수소경제 규모는 2050년 3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각국도 수소경제 주도권 잡기에 치열하다. 한국 역시 적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앞서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에 없는 기회다.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또 그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기업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살펴본다. [편집자]

최근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국가의 탄소중립을 위해서 포스코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빈말'이 아니다. 포스코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작년 포스코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7560만톤에 이른다. 포스코가 국내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 책임을 갖고 앞장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포스코는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유통, 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 연간 수소 생산 500만톤, 수소 매출 30조원이 목표다. 작년 포스코의 별도 기준 매출(26조5099억원)을 넘어서는 공격적인 수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 수소 프로젝트, 포스코에너지의 수소 전용터미널 구축, 포스코건설의 수소 도시 개발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핵심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사업. 이는 석탄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 역할을 하는 제강방식이다. 석탄과 철광석을 한 데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 방식에서 수소환원을 통해 생산한 직접환원철(DRI)을 녹이는 전기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올해 '저탄소공정연구그룹' 조직을 만들었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1992년 수소환원제철의 원천기술격인 파이넥스 연구에 착수해 2007년 상용화 설비를 준공했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 대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에 넣고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포항제철소에선 200만톤급 상용 파이넥스설비를 운용 중이다. 파이넥스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수소 함량을 100%로 끌어올리면 수소환원제철이 된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은 쉬운 기술은 아니다. 수소환원제철의 기초 기술인 파이넥스가 연구에서 실증까지 20년이 걸렸다. 현재 운영중인 고로를 폐쇄하고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수소환원제철엔 연간 375만톤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소·암모니아 발전소로 전환하는 포스코에너지도 100만톤이 필요하다. 포스코가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을 생산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국내 최대 수소 수요처이자 공급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수소 생산 목표를 2025년 7만톤, 2030년 50만톤, 2050년 500만톤 등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기 계획만 세운 것은 아니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이용해 연간 7000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 제품을 개발해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 철강제품을 운송하는 대형 트럭 1500여대를 수소 트럭으로 전환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제철소 인근에 수소 충전소도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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