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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탄소 빚'이 포스코 3배인 이유

  • 2021.10.12(화) 07:40

배출부채 현대제철 1339억-포스코 422억
현대제철, 3고로 배출권 못받아 부담 가중
포스코는 탄소포집 기술로 배출권 이월

전 세계 철강사가 탄소 감축이라는 난제를 풀기 위해 서울에 모였다. 지난 8일까지 열린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2021)에서다. 이 포럼을 개최한 포스코의 최정우 회장은 "철강 공정의 탄소중립은 개별 국가나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과제"라며 협업을 강조했다.

철강업계가 머리를 맞댄 이유는 탄소 감축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 먼 미래를 위한 환경 개선책이 아닌, 당장 회사 경영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라는 얘기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의 탄소 중 90% 이상을 배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배출부채' 현대제철이 포스코 3배

지난 6월말 기준 현대제철의 배출부채는 1339억원. 2015년 국내에 도입된 배출권거래제에 따라 적용된 배출부채는 정부가 할당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배출권)을 넘어선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1339억원 규모의 배출권을 시장에서 구입해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862만톤(t)으로 2019년보다 28.9% 증가했다.

전기로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현대제철은 2006년 고로에 불씨를 넣는 화입을 시작으로 일관제철소로 거듭났다. 2013년 3고로에 화입해, 현재 3개 고로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2015년 배출권거래제 도입 과정에서 3고로 생산력에 비해 배출권 할당을 받지 못하면서 배출부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시점(2021년 6월말) 포스코의 배출부채는 422억원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565만톤으로 현대제철보다 배 이상 많지만 배출부채는 3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정부가 할당한 배출권을 크게 넘지 않는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관리해서다. 특히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인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리 아껴둔 배출권도 배출부채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포스코가 배출권거래제 1차 기간(2015~2017년)에 정부가 할당한 배출권보다 더 적게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여기서 남은 배출권은 2차 기간(2018~2020년)에 이월했다. 작년말보다 올 6월말 배출부채가 적은 것은 그 사이 처음으로 배출권을 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는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8월 정부 탄소중립위원회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온실가스를 2018년 1억120만톤에서 2050년 460만톤으로 95% 감축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 고로의 전기로 전환 등을 통해서다.

철강업계가 이 잣대를 맞추지 못할 경우 비용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당장 1·2차 시기보다 기준이 강해진 배출권거래제 3차 기간(2021~2025년, 유상할당량 10%) 할당량에 맞춰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포스코 '수소환원'…현대제철 '전기로' 분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대응 방식은 제각각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에 '올인'하고 있다. 온실가스가 다량으로 배출되는 고로 방식으로 100% 철을 만드는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의 원천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이미 상용화했다.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40조원의 자금과 30년의 시간이 투입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생존을 위한 투자'로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로 생산 방식이 이원화돼있다. 전기로는 탄소 배출량이 고로의 4분의 1이어서 고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로만 있는 포스코보다 유연하게 탄소중립 계획을 짤 수 있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의 고로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에 2025년까지 4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수소환원제철 방식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포스코가 주최한 이번 포럼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중견 철강업체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국내에선 전기로만을 운영하고 있고 해외 비중이 높지 않아서다. 수출이 많은 세아제강은 해외 규제를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향후 철강업계의 전기로,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등 친환경 전력원으로 전기가 부각되면서 전기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고로생산 방식에 따른 높은 탄소집약도뿐만 아니라, 높은 해외매출 비중으로 향후 탄소국경세와 같은 탄소장벽의 영향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산원가에서 전력비 비중이 높은 전기로 업체는 향후 무탄소 전원 확보 과정에서의 전력요금 상승, 경쟁사들의 전기로 대체나 철 스크랩 투입량 확대로 인한 원료 확보의 어려움 등에 당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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