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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수소동맹]⑥바다왕자 현대중공업의 'H₂드림'

  • 2021.09.25(토) 08:00

바다서 만들고, 수소배로 나르는 유기적 구조
한국조선해양·현대오일뱅크 주축 생태계 확장

수소사회가 순식간에 다가왔다. 수소경제 규모는 2050년 3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각국도 수소경제 주도권 잡기에 치열하다. 한국 역시 적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앞서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에 없는 기회다.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또 그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기업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살펴본다. [편집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수소 사회 달성을 위해 제시한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의 핵심은 '생산-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이다. 바다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육상에 운송한 뒤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등에 활용까지 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정유사업을 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주축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바다서 만든 그린수소, 수소선박으로 운송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 로드맵 첫 출발은 이 회사의 사업터전인 바다에서 시작된다. 우선 무한한 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단 계획이다. 수소의 생산과 운송 역할은 한국조선해양이 주도한다. 

한국조선해양은 그동안 축적해온 해양 플랜트 기술력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수소)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을 말한다. 해상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에너지와 바닷물을 이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겠단 얘기다. 

한국조선해양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울산시, 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 발전 등과 '부유식 해상풍력 연계 100mW(메가와트)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구축에 대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수전해 기반의 그린수소 플랜트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은 2025년까지 동해 부유식 풍력 단지에 100mW급 그린 수소 실증 설비를 구축하고 2030년엔 1.2GW(기가와트)급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 플랜트를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조선해양이 개발 중인 액화수소 운반선 개념도.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이렇게 생산한 수소를 운송하는 선박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을 이용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선박을 개발 중이다. 작년엔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고 지난 3월부터는 수소선박 국제표준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엔 포스코, 하이리움산업 등과 MOU를 맺고 선박용 액화수소탱크 개발을 시작했다. 액화수소 탱크는 수소 선박의 핵심이다. 액화 형태로 수소를 저장하면 부피가 약 800분의1로 줄어 대량 운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는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액화돼 안정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첨단 극저온 기술도 필요하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MOU에서 액화수소 탱크 설계와 선급 승인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참여사들은 올 하반기까지 소형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를 시범 제작해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대형 선박용까지 확대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충전소, 지게차, 연료전지 모두 수소로

현대오일뱅크도 대대적인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몰리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정유사업 비중을 낮추고 블루수소 생산 등 미래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지난 4월 "현재 85%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을 위해 지난 3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MOU를 체결했다. 아람코에서 LPG(액화석유가스)를 가져와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엔 블루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전량 회수해 제품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25년까지 원유 정제 부산물과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하는 '블루수소 10만톤(t) 생산'을 내건 상태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육·해상에서 생산한 수소는 각종 사업 분야에 활용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를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동시에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의 수소 충전소도 구축한다. 전국에 수소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최근엔 수소 생산·공급 외에도 수소연료전지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발을 넓히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초 차량용 수소연료전지 사업 진출을 확정한 데 이어 지난 8월 연료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분리막은 수소연료전지의 시스템 출력 향상과 내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안에 분리막 생산 설비 구축과 시운전을 완료한 뒤 2023년까지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수소연료전지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전해질막 사업에도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도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건설장비들을 내놓는다. 현대제뉴인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건설장비 테스트 모델을 개발해 오는 2023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엔 수소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에스퓨얼셀과 '수소 연료전지 지게차 보급 확대를 위한 공동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도 수소사업을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무소음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 구축에 나선다. 지난 7월엔 현대자동차와 '친환경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 패키지 및 사업개발 관련 MOU'를 체결했다.

현대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차량용 연료전지(PEMFC)를 기반으로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 패키지를 개발하고, 이를 이동형 발전기나 항만용 육상전원공급장치(AMP) 등 다양한 곳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은 지난 8일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에 참석해 "유기적인 밸류체인 구축은 수소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그룹 계열사들의 인프라를 토대로 국내 기업들과 시너지를 발휘, 수소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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