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포스코그룹이 발표한 인사 내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2가지다. 30년만에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고, 새로 만든 미래기술연구원에 외부 인재를 대거 영입한 점이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대해 승진 보따리를 풀면서 미래 투자를 위해 순혈주의를 타파했다는 해석이다.
이날 포스코그룹은 김학동 포스코 사장(철강부문장)을 부회장으로 올리는 등 임원 37명의 신규 보임 및 48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 부회장은 1959년생으로 포항제철소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본부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사장(철강부문장)에 오른 뒤 1년 만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가 아닌 포스코에서 부회장이 나온 것은 1992년 정명식 부회장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보상을 하는 동시에 내년 지주회사 체제에 대비해 부회장 자리를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중선 글로벌인프라부문장과 정탁 마케팅본부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한다. 전중선 사장은 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탁 사장은 김학동 부회장과 나이가 같으며 에너지조선마케팅실장, 철강사업전략실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쳤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강조한 '현장'에서 대거 승진자가 나온 점도 눈에 띈다. 상무보급 전체 승진 인원의 약 40%는 현장 출신으로 이뤄졌다. 제철소 현장 과장급 이상 직원의 승진 규모를 전년대비 10% 이상 확대했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의 제철소 현장중시와 안전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외부 인재도 대거 수혈했다. 이차전지소재, 수소, AI 등 신사업·신기술 연구·개발(R&D)을 주도할 미래기술연구원을 발족하면서다.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이차전지소재연구소장에 포스코케미칼 김도형 상무를 보임하고, 수소·저탄소 연구소장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윤창원 박사, 연구위원으로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전문가인 미국 KBR 출신 윤주웅 박사를 영입했다.
AI(인공지능)연구소장에는 김주민 상무, AI연구센터장에 김필호 상무, 포스코ICT AI기술그룹장에는 윤일용 상무보를 임명했다. 임원급 이하에도 전문가 및 교수·고문 60여명을 채용했다. 신규사업 분야부터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또 포스코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를 위해 저탄소공정연구소, 탄소중립전략그룹, 전기로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팀, 보건기획실 등 신설된다.
포스코는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이 확정되면 후속 정기인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